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 17조원 규모…시가총액보다 많아
1일 기관 순매수 21만3814주 달해 vs 개인은 대량 순매도
◆…삼성생명의 최근 1년여간 주가 변동 추이. 캡처=키움증권
삼성생명의 주가가 보험업법 개정 이슈로 급등락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되고 통과될 수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의 주가는 1일 전일보다 4400원(7.2%) 오른 6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액면가는 500원입니다. 이날 거래량은 259만2565주로 전일보다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이 22만2304주를 순매도 했고 외국인이 4308주, 기관이 21만3814주를 순매수 했습니다. 기관은 전일보다 8배 가까이 매입량을 늘렸습니다.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매각되고 매각 대금은 배당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삼성생명 주가를 요동치게 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면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지난 6월 각각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보험사가 보유한 자회사 발행 채권 및 주식 소유의 합계액이 총자산의 3%를 넘을 수 없다는 3% 룰의 평가 기준이 취득원가에서 시가평가로 바뀌게 됩니다.
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재무제표의 자산총계를 기준으로 할 경우 3%인 10조7388억원 수준 밑에서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자산총계는 6월 말 현재 연결기준으로 357조9595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5억815만7148주(지분 8.51%)를 갖고 있습니다. 1일 삼성전자의 종가 5만4200원을 기준으로 27조5421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삼성생명은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16조8033억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하고 주식을 판 대금의 일부가 주주들에게 배당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이 팔아야 할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은 지분으로 약 5.2%에 달합니다.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할 물량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지분 4.18% 보다 많아 지배구조에도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생명이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할 경우가 발생하면 삼성생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건희 회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생명의 지분 분포는 6월 말 현재 이건희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20.76%(4151만9180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도 지분 19.34%(3868만8000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지분이 47.02%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분 5.91%(1181만3484주)를 보유하고 있고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가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전체의 28.8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일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13조1200억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삼성생명이 보험업법 개정 시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 주식은 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가총액을 훨씬 뛰어 넘는 금액입니다.
삼성생명은 보험업법이 개정되더라도 삼성전자 주식 매각에 앞서 검찰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등 외부 환경을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이슈가 계속해서 터지고 있고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어 삼성생명이 쉽게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주주간 이해관계가 얽혀져 배임문제 등이 거론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이슈가 매듭지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를 매각한다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에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반영되지 못했던 것은 지배구조 이슈로 인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입니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투자자들에게 부각됐고 삼성생명의 주가는 한동안 급등락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