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역은 내가 전문이다. 내가 리딩을 한다. 이런 자기 만족으로 업무에 임한다. 사람이 돈만 가지고 사는 건 아니지 않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파생상품전문팀을 이끌고 있는 김성훈 회계사(사진)는 조세일보 (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파생상품'이라는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김 회계사는 주로 보통의 회계사들이 어려워하고 꺼리는 파생상품과 관련한 감사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엔 감사 뿐 아니라 파생상품 관련 컨설팅 등 비감사 업무에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8년 하반기에 신설된 안진 파생상품전문팀엔 현재 김 회계사를 포함 6명이 근무하고 있다. 3명은 회계사, 3명은 금융공학 전문가다.
안진에서 이러한 전문팀을 따로 둔 이유는 일반 회계사들이 접근하기 어려워해서도 있지만, 고객에게 쉽게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다. 무작정 기준에 따르라는 것보다 고객 입장에서 진심으로 필요성을 느껴야 감사나 자문 서비스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회계사가 떠나도 회사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전문가 조직이 해야 할 일이다"
김 회계사는 파생상품과 관련한 감사품질을 높이고 비감사 측면에선 단순한 자문서비스로 끝나는 게 아닌 온전히 회사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품질 높은 서비스를 목적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생상품 전문팀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A. 안진 파생상품전문팀은 파생상품 영역에 대해 통합된 회계, 평가, 기타 자문 서비스의 감사 및 비감사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파생상품은 매우 복잡한 여러 분야의 지식이 요구됩니다. 즉, 평가이론, 파생상품시스템, 상품구조를 포함한 엔지니러링(Engineering), 시장구조 및 회계기준 지식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통합적으로 요구되는데요. 각 분야 하나하나가 모두 난해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생상품 회계 감사 또는 자문시 관련 회계기준 자체도 파생상품 분야는 매우 난해한데 이는 파생상품 평가 이론이나 상품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관련 회계기준도 그 해석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즉, 평가이론과 회계기준을 통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한데, 안진 파생상품전문팀은 파생상품 관련한 통합된 전문가를 통해 제대로 된 파생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조직입니다.
Q. 파생상품 서비스의 영역 중 실무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슈는 무엇이며, 그러한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가이론과 회계기준 간 'Wrong'이 아닌 'Different'에 대한 인식 부족입니다. 이런 차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결국은 잘못된 재무보고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는 IFRS 특성상 회계정책의 선택에 의해서 다양성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계약 조건에 따라 적용되는 금융상품 및 파생상품 회계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하나의 상품일지라도 궁극적으로 선택 또는 의무 적용되는 회계원칙이 달라지면 재무보고를 위한 평가 방법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러한 차이(Different)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결국 잘못된(Wrong) 평가 금액이 재무보고용 재무제표 상 측정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회계기준에 의한 재무보고 목적의 파생상품 가치 평가는 항상 회계기준에 대한 깊은 분석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합니다만, 파생상품이나 복합상품 자체의 난해함, 평가이론의 난해함 더불어 관련 회계기준도 매우 복잡해 통합된 회계감사 또는 자문 서비스에 실패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계량금융전문가 등 평가 이론 전문가와 파생상품 회계 전문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진화속도가 매우 빠른 파생상품의 유형에 감사 및 비감사 모든 측면에서 적시에 대응하고자 파생상품전문팀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근래 국내외 측면에서 파생상품 시장의 여러 변화가 관찰되는데요. 재무 및 회계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첫번째는 유럽 및 미국 등 자본시장을 주도하는 서방선진국들이 '지표금리개혁(IBOR Reform)'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시장지표금리인 LIBOR의 산출과정에서 2013년에 부정이 발견됨으로써 영국, 유럽 및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은 수십년동안 시장 지표금리로 사용된 LIBOR, EURIBOR 등 은행간 지표금리(Inter Bank Offer Rate, IBOR)를 포기하고 새로운 지표금리의 대안으로서 '무위험금리'인 SONIA(Sterling Overnight Index Average),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등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금리 개혁의 결과 2022년부터 기존 지표금리인 IBOR의 산출 중단을 결정한 상태입니다.
무위험금리라는 새로운 지표금리로의 전환은 유가증권, 대출채권 등 현물상품의 금리 조건 및 산출구조를 크게 바꿀 것이며 파생상품의 경우 더 큰 변화를 초래하는데 금리조건 및 산출구조의 변화로 인해 상품의 구조에 일대 변혁이 발생할 것입니다.
두번째는 '동적위험관리(Dynamic Risk Management)' 기준으로 명명된 'Macro 위험회피회계기준'의 도입에 대한 사전 대응입니다. IFRS 9이 완전체로 시행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사실 IFRS 9은 불완전한 상태로 시행되었으며 그 주된 이유는 Macro 위험회피회계기준이 아직 개정이 안 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General 위험회피회계기준'은 이러한 금융업 위험관리방식을 재무보고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금융업 위험관리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Macro 위험회피회계기준'이 현재 제정 작업 중에 있으며 금년 4분기 중에 핵심모형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Macro 위험회피회계기준의 핵심 모형이 발표되면 동 기준이 시행되기 전일지라도 각 금융기관은 각자의 위험관리방식에 적합한 지를 영향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해당 기준을 적용할 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IFRS 9(K-IFRS 1109)이 시행된 지도 수년이 지났습니다. 파생상품 측면의 IFRS 9 적용에 있어서 실무적인 이슈는 무엇이며 그 대응방안은 무엇인가요?
A. 위험회피회계기준의 적용과정에서 다소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IFRS 9 제정 당시부터 '과거 기준과 달리 IFRS 9의 위험회피회계기준은 기업의 위험관리활동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슬로건을 '기업의 사전 구비요건 필요 없이 과거의 각종 금지 규정을 무조건 완화했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험회피 회계의 전제가 되는 실제 위험관리활동이 회계처리의 실질과 부합되지 않는다면 위험회피회계라는 특수회계를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회계와 위험관리활동이 별개로 작동할 수도 있었던 과거와 달리 위험회피회계를 도입하기 전에 해당 위험관리활동 자체에 대한 분석과 개선이 선행되어야 함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제조업 같은 대다수 비금융업의 경우 유예규정에 의해 IFRS 9 위험회피회계기준을 의무 적용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만, 수 년 내에 의무적용이 될 것이므로 과거 기준으로 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하고 있는 비금융업의 경우 지금부터라도 IFRS 9에 따른 영향 분석과 회계처리 이전의 위험관리프로세스에 대한 분석 및 개선 작업을 수행해야 회계원칙 전환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비금융업의 경우 그 업종의 다양성으로 인해 금융업보다 더 다양한 위험관리활동이 존재하므로 파생상품 전문성에 더하여 해당 업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파생상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Q.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올해 6월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합이 파생상품 관련 서비스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A. 신속하고 풍부한 다자간 정보교류가 가능합니다. 본인의 경우 십 여년 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금융상품 전문가그룹과 지적 교류를 한 경험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테크니컬 이슈(Technical issue)에 대한 간접 경험과 해외 전문가들의 인사이트(insight)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안진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통합을 통한 전문성 교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역내에서 한국의 IFRS 전문성과 실무 경험은 그 깊이와 양적 측면에서 부족하지 않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역내, 더 나아가 글로벌 차원에서도 능동적으로 이러한 전문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파생상품전문팀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이십니까?
A. 인력 확충도 필요하지만 질 높은 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이라도 멀티가 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고, 그게 안 되는 인력이라면 숫자만 채워선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감사 분야에 치우쳐 있는 면이 있지만 앞으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감사와 자문 양쪽에서 활약할 예정입니다. 특히 자문의 경우 자문 서비스로 끝나는 게 아니고 우리가 없더라도 회사 자기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품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이 분야는 안진이다'라는 인식이 생길 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성훈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생상품전문팀 리더는?]
다양한 업종의 전통적인 회계감사업무를 수행하다 2008년도부터 'IFRS Technical expert group'으로 보직을 이동해 금융상품, 파생상품 그리고 공정가치 관련 IFRS 회계기준서를 담당해 왔다.
금융상품 및 공정가치 관련된 아시아태평양지역 Subject Matter Group의 Expert 업무를 수행하면서 해외의 다양한 Case들과 해외 Expert들의 전문지식을 경험했다. 이후 한국회계기준원 금융상품전문위원회, 한국회계기준원 위험회피회계 Working group, 한국회계기준원 금융상품 Working group 및 금융감독원 질의회신 정비 프로젝트 TF의 금융상품 부분 참여 등 다수 외부 Expert group에 참여했다.
한국남동발전 환위험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 등 대외활동을 수행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로서 학계에도 몸 담고 있다. 현 소속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는 감사본부 내 파생상품전문팀의 리더로서 파생상품 관련 감사 및 비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