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구급차를 상대로 사고를 내고 가로막아 이송 중이던 환자를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30대 택시기사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31)씨의 공갈미수, 사기,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최초 조사 당시 '환자를 먼저 119로 후송했다'는 등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다가 조사가 계속되자 자백했고 법정에 와서도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며 “폭력 전력이 11회 있고 수년간 보험사기 등 동종 수법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씨가 2017년에도 구급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낸 전력이 있음을 밝히며 “2017년 당시 피고인에 대한 처벌 이뤄졌더라면 2020년과 같은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는 애석함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고 최 씨는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며 “재범 위험성이 있고 범행 수법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최 씨 측 변호사는 “보통의 차량은 중지하거나 속도를 줄이는데 이 사고는 그냥 진행한 것이 원인”이라며 “의도적으로 돈을 갈취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인 사고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고는 국민청원과 언론보도에 의해 이슈화되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환자의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환자가 중하다는 사실과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날 최 씨는 최후 진술에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끼어드는 차량에 양보하지 않아서 사고를 일으키고 보험금을 불법 편취하려한 점 또한 깊게 반성한다”며 “사고 이후에도 안타깝게 사망한 환자와 유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8일 오후 3시 13분께 서울 강동구 한 도로에서 최 씨는 차선을 변경하는 사설 구급차의 뒤편을 고의로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사설 구급차 기사는 “응급 환자가 타고 있으니 환자부터 병원에 모셔다 드리겠다”라며 양해를 구했지만 최 씨는 “사고 난 것 처리가 먼저인데 어딜 가느냐”며 “죽으면 내가 책임 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차에 탑승했던 환자의 가족들은 “최 씨의 방해로 구급차에 타고 있던 79세 폐암 4기의 어머니가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한편 최 씨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6차례에 걸쳐 전세버스, 회사택시, 사설 구급차 등 운전 업무에 종사하면서 교통사고를 빌미로 합의금이나 치료금 명목으로 2000여 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씨의 선고 공판은 내달 21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