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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유통, 0도를 지켜라

조세일보 | 강대경 기자 2020.09.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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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된 백신 '25~50%'가 유통문제로 쓰지 못하고 버려져
백신은 생산부터 접종까지 '저온 유지' 필수 …'콜드 체인' 필요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화이자는 영하 70도로 냉장돼야 해
현 저온 유통망(콜드 체인)으론 수백억에 이를 백신 유통하기 힘들어
제약사, 보건기관, 정부가 합심해 확장된 저온 유통망 만들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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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보관된 코로나19 백신 (출처 존슨앤존슨)

지난 22일 한국에서 독감 백신의 저온 유통 문제로 예방접종이 중단됐다. 코로나19 백신도 저온 유통돼야 하나 이번 독감 백신과 같은 문제를 겪지 않을지 우려된다.

채널뉴스아시아의 23일 보도(현지시각)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이 0도에 가깝게 유통돼야 하나 유통될 백신의 양이 엄청나 지금의 저온 유통망이 이를 감당하기 힘들다.

백신은 생선처럼 상온에서 상하기 쉬워 차가운 특정 온도로 보관돼야 한다. 특히 지금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가운데 RNA기반(모더나/화이자) 백신은 너무 따뜻하거나 차가우면 상해버려 부패한 생선처럼 버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백신을 어떻게 하면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까?

해법은 콜드 체인(Cold Chain)이라 부르는 '저온 유통망'이다. 저온 유통망은 백신을 생산할 때부터 사람에게 접종할 때까지 철저하게 통제된 온도로 전달할 수 있는 유통망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지구상 수십억 인구에 공급돼야 해 전례 없는 규모의 복잡한 저온 유통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유통망 수준으론 이를 감당할 수 없으며 이를 쉽사리 확장하기도 어렵다.

유통 중에 백신 25~50%가 버려져

대다수 백신이 섭씨 0도 정도에 보관되는 게 이상적이다. 전통적인 백신은 2~8도에 보관돼야 하나 새로운 방식으로 만든 코로나19 백신은 더 낮은 온도가 필요하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를 필요로 하며 화이자는 영하 70도를 필요로 하지만 이렇게 낮은 온도를 정밀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 유통 중인 백신의 최대 50%가 유통 과정에서 온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버려지고 있으며 2019년의 한 연구에선 25%를 추정하기도 한다.

드물게 온도조절에 실패한 백신이 접종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해당 백신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보호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환자가 다시 접종받아야 할 수도 있다.

매체에 따르면, 온도조절 실패는 대체로 저온 유통망 과정에서 생기며 이로 발생한 손실이 약 4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질 좋은 백신을 제때 공급함으로써 막을 수 있던 손실을 합하지 않은 것.

백신 수백억 개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는 데 필요하나 위와 같은 손상률은 막대한 재정적 손해와 장기 접종 지연을 일으킬 수 있다.

저온 유통망 현황

매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120~150억 개가 필요하다. 매해 전 세계에서 독감 백신 64억 개가 생산 유통 중이다.

전문가들은 2021년에 코로나19 백신 90억 개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저온 유통망은 매해 유통되던 다른 백신과 대량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감당해야 해 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저온 유통망은 냉장 기능이 있는 △비행기 △트럭 △창고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공항 같은 기간시설 연결과 활용방법은 백신 생산처와 수요처에 따라 다르다.

일단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되면 트럭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운반돼 항공기를 통해 전 세계에 보내진다. 도착한 백신이 항공기에서 하역된 뒤 트럭을 통해 창고로 보내지고 의료기관으로 다시 개별 운반된다.

확장된 저온 유통망 준비사항

매체에 따르면, △백신 관련 회사 △보건기관 △정부가 이 저온 유통망을 확장하기 위해서 다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로 백신이 어디서 생산될지 파악한다. 백신이 주로 해외에서 생산된다면, 자국이나 타국에 운송을 책임질 트럭과 항공기를 확보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선 어떤 백신이 먼저 승인될지 알 수 없으며 백신에 따라 저장 온도와 유통 과정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저온 유통망 관련 직원은 각 백신에 맞는 처리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둘째로 배송 지점에 얼마나 자주 배송해야 하는지 파악한다. 여기엔 의료기관의 냉장 용량, 위치, 백신 유통기간, 인력 같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선적량과 저장량을 늘리는 데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일반적인 냉장고는 섭씨 영하 15도에서 25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 화이자가 요구하는 영하 70도에 맞출 수 없어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

국제 화물 운송으로 유명한 UPS와 DHL 같은 기업들은 저온 유통망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 UPS는 미국과 네덜란드에 영하 80도로 낮출 수 있는 냉장 시설 600개를 설치하고 있다. 시설마다 백신 48,000개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설이 모든 지역에 설치될 수 없으므로 이들 지역에서 백신을 계속 공급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잠재적 위협 요인
전 세계적인 저온 유통망을 만들기도 어렵지만, 지역마다 고유한 잠재 위협 요인도 있다.

개발 도상국 같은 경우, 전기 생산시설과 송전시설이 부족해 정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백신이 써보지도 못하고 손상될 수 있다.

공항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백신같이 상하기 쉬운 의약품을 처리할 수 있는 공항이 부족해 특정 공항에 백신이 몰려 병목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항공사들도 코로나19로 존망이 어두운 상태라 앞으로 백신을 운송할 수 있는 항공편이 부족할 수 있다.

매체는 생산된 백신이 필요로 한 곳에 도달하기란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한 확장된 저온 유통망을 준비해야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한 걸음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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