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목조이기가 통신장비 업체인 ZTE와 화웨이에 이어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모든 기업이 중국 화웨이에 부품이나 기술을 공급할 경우 美 상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조치, 사실상 화웨이 고사작전에 돌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에 특정 물질을 공급하기 전에 반드시 라이선스를 받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SMIC가 생산한 칩이 군용으로 전용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라고 한다.
SMIC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중국군과 어떠한 관계도 없고 군용 칩도 생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상세한 제재내용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화웨이를 규제하는 것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제재대상 법인 목록에 포함할 가능성을 포함, 보다 강력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증권회사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중으로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이 제재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중국 외무부 대변인 자오 리잔(Zhao Lijian)은 “미국이 노골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국제 무역규칙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국제 산업의 공급과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필연적으로 미국의 국익과 이미지도 손상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프리스는 기업가치가 209억 달러에 이르는 SMIC가 사용하는 장비의 절반이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이라며 퀄컴과 브로드콤을 비롯한 미국의 칩 제조사들이 주요 고객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규제조치를 강화하자 관측통들은 TSMC 대신 SMIC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중급 제품인 기린 710A를 생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SMIC의 미세공정 수준이 14nm 단계로 아직 주력 칩을 생산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nm 공정을 이용해야하는 화웨이 주력 메이트40용 기린 1000시리즈를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SMIC의 N+1 공정은 표준 14nm 공정에 비해 20% 성능 향상과 57% 에너지 절감, 다이크기 55% 축소 등 7nm에 접근했다는 분석이다.
TSMC의 경우 14nm N+1 공정 제품을 생산한 후 3년 만에 7nm 공정에 돌입한 전례에 비춰 내년 초 정도면 SMIC도 7nm 제품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를 규제한데 이어 SMIC에 대한 느슨한 제재를 시작하면서 상황에 따라 더욱 엄격한 봉쇄조치가 이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