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우리나라 유턴기업의 실태와 개선 방향' 보고서 발표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한 유턴 정책 4가지 제시
▲산업별 차등화 전략
▲국내복귀에서 국내투자 활성화로 관점 전환
▲국내 정책과 연계된 유턴정책 추진
▲성과 평가의 체계화와 공식화
◆…2014년 유턴법 시행 후 유턴기업 현황
최근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인해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 구축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에 대한 개념을 단순한 사업장의 국내 이전뿐 아니라 '국내투자'도 유턴으로 인정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연구원 민혁기 통상정책실 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우리나라 유턴기업의 실태와 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유턴 인정 요건을 완화 혹은 폐지함으로써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은 우리나라에도 주요 산업의 공급망의 국내 구축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외진출 기업들의 국내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법률인 '유턴법'을 2013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복귀는 올해 8월 기준 80개 기업이 유턴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이들 기업이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1조1103억원의 투자와 2967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투자규모의 경우 자동차(4211억원)와 금속(1227억원) 업종이 주도하고 있고, 고용규모에서는 주얼리(554명)와 전기전자(481명) 업종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투자규모 역시 자동차(382억원)와 화학(187억원)이 상대적으로 크고, 평균 고용은 기계(62.9명), 신발(46.4명), 주얼리(42.6명), 금속(42.4명)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유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턴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현격한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유턴법이 가지는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턴법 내에 존재하는 불합리한 규정들을 폐지하고 우리 현실에 맞는 유턴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
보고서는 이를 위해 첫번째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큰 산업에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산업별 차등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2018년 전체 수출의 52%를 차지하는 핵심 업종으로 우리 산업의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아울러 의약,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통신기기, 가전, 정밀기기, 전지, 항공 등을 포함하는 고위기술산업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를 거치면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의료 및 안보 관련 산업을 핵심업종으로 선정해 차별화된 지원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로는 국내복귀에서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투자 활성화로 유턴의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유턴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운영하던 사업장을 청산·양도·축소해야 하며 유턴법은 해외에서 생산과 동일한 품목의 국내생산을 요구하고 있어 투자 적격지로 우리나라를 고려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보고서는 "유턴 기업의 인정을 위한 전제 조건은 결국 유턴을 사업장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업장 중심이 아닌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기업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해외진출 기업이 글로벌 경영차원에서 필요한 추가 투자를 적극적으로 국내에 유치할 수 있도로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해외 특정 사업장의 국내 이전뿐 아니라 기업의 활동에서 필요 기능에 대한 추가적 투자, 즉 연관 활동에 대한 국내투자도 유턴으로 인정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번째로 보고서는 국내 정책과 연계된 유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별 특화 업종으로 유턴하는 기업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의를 통해 추가 인센티브 제공 등의 특화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특히 국내에 공급망을 구축하는 경우 유턴을 하는 공급망상의 공급 기업뿐만 아니라 비록 유턴 기업은 아닐지라도 해당 유턴 기업에 물량을 제공하는 공급기업에 대한 지원까지 고려하는 복합적인 정책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서는 유턴 정책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서는 유턴 성과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며 현재 유턴과 관련된 성과는 기업이 제출한 예상 투자 규모와 고용인원을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어 종합적 효과 분석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후방연관효과 분석을 통한 직·간접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혁기 연구위원은 "불합리하게 여겨지는 유턴 관련 법령들을 개정하고 필요한 지원의 확대가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며 "현 시점에 직면한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유턴법을 개정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의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