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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원인 바이러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과학매거진 동아사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5일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와 김지연·김종명 성남시의료원 연구팀이 '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를 통해 "HIV에 걸린 한국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인간의 몸 안에 살면서 인체의 면역기능을 파괴하며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인 29세 남성 A 씨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다 지난 3월 29일 한국으로 입국했고 입국 7일전부터 가벼운 기침과 가래, 오한, 근육통, 콧물 등의 증상을 겪었고 입국 3일전에는 미각과 후각을 잃어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입국 당시 인천 공항 검역 과정에서 자신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고했고 격리 조치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치료 과정에서 A 씨가 7년 전부터 HIV 치료제인 젠보야를 복용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복용을 이어가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였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하루에 두 번, 입원 5일 동안 투여 받았다. 이후 입원한지 한 달 만에 A 씨는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연구팀은 “HIV 환자는 면역력이 약한 것으로 간주 되지만 이번 사례를 볼 때 HIV 환자도 적절한 코로나19 치료를 받으면 만족스러운 예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HIV가 잘 억제되면 임상 양상은 일반 코로나19 환자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한국에는 1만 3000명이 넘는 HIV 환자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코로나19에 걸린 HIV 환자의 임상 특징과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