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반발에 심각성 느껴...대선이후로 연기 필요성 인식한 듯
정부-靑, 전날 소득세법 시행령 추진 기존 입장 밝혀...정책 혼선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는 소득세법 시행령을 일단 유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는 소득세법 시행령을 일단 유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정부가 소득세법 시행령 추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일자, "민주당은 '동학개미'라 일컫는 개인투자자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유보 방침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의 비율이 급증했고, 코로나19로 폭락한 증시가 반등하는 데 '1등 공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대주주 요건인 10억을 3억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2017년의 일"이라며 "그새 변경된 사정이 있었고, 6월 정부에서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해 2023년부터 모든 주식투자자에게서 양도소득세를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뒤 전면 시행될 새로운 과세체계 정비에 힘쓰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고 말해 2023년으로 2년 유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대주주 요건을 완화했을 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더 살펴봐야 한다"면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 시장 규모가 커졌는데 대주주 기준을 낮추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특히 "정책은 물론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상황 변화와 현장의 수용성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해 당 차원에서 유예 방침을 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청와대가 전날인 7일 '동학개미'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대주주 요건을 3억으로 낮추려는 소득세법 시행령 추진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힌 지 하루도 채지나지 않아서 유보 방침을 내놓은 것이라 혼선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일각의 시기상조 지적' 질문에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에 대해선 지난 2017년에 이미 과세형평 제고 차원에서 계획이 마련됐다. 2018년에는 입법이 됐다"고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민주당의 방침 전환은 2030세대가 주축인 '동학개미'의 반발이 예상보다 심각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대선 이후로 연기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소득세법 시행령이 2017년에 결정된 점을 들어 기존대로 처리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대주주 판단 기준일은 오는 12월 30일이다. 이후 특정 종목을 3억 원 이상 보유한 주주는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되고 내년 4월부터 양도차익의 22~33%(기본 공제액 제외, 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집권여당에서 소득세법 시행령 추진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보여, 당정청의 정책의 일관성 부재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