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인적분할로 지주사 출범시켜…자본금 비율로 주식 배분
LG생명과학, LG서 분할시 인적분할…LG화학으로 흡수 합병돼
◆…LG화학이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LG그룹은 우리나라 재벌 그룹으로서 모범적인 지주회사를 도입했습니다. 그후 많은 재벌그룹과 대기업들이 LG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벤치마킹하고 있고 LG그룹의 사례가 기업들의 지배구조에 많은 영향을 준 바 있습니다.
LG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가장 먼저 2001년 4월 LG화학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인 LGCI(현 LG), 화학 부문을 담당하는 LG화학, 생활건강 부문을 맡은 LG생활건강 등 3개 회사로 나눴습니다.
당시 인적분할로 인해 기존의 LG화학이 LGCI로 이름을 바꾸고 LG화학과 LG생활건강은 신설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LG화학의 분할방식은 자본금 분할비율대로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배분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적용했고 배정비율은 LG화학 66%, LG CI 18%, LG생활건강 16%로 결정됐습니다.
LGCI는 출자 부문과 생명과학사업 부문의 사업을 맡게 되고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산업재사업, 정보전자소재 사업 부문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은 생활용품사업과 화장품사업으로 구성됐습니다.
분할신설회사는 이전 받은 자산과 부채의 차액인 순자산가액 범위내에서 주식을 발행하여 분할회사의 주주에게 기존 지분비율대로 교부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LG그룹은 LG화학 분할시 인적분할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기존주주에게 지분 비율에 따라 배정함으로써 별다른 잡음없이 지주회사 체제로 순조롭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LG화학 이사회가 지난달 17일 물적분할을 실시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주주들간의 이해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인적분할은 분할된 기업이 바로 상장될 수 있어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기 용이해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반면 물적분할은 두 회사의 주주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하며 회계적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기가 인적분할에 비해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습니다.
LG화학은 20년 전에는 인적분할을 실시했으나 이번엔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물적분할을 결의한 후 오는 30일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까지 추석과 한글날 연휴를 포함해 44일만에 전격 처리하려는 일정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을 계기로 LG화학이 흡수 합병한 LG생명과학의 앞날도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철을 밟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생명과학 부문 또한 배터리 사업 못지 않게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올해 상장된 SK바이오텍(액면가 500원)은 공모가 4만9000원에 불과했지만 상장후 사흘간 상한가를 달렸고 지난 7월 7일에는 최고가 26만9500원을 기록했습니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 12월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존속법인은 엘지화학, 해산법인은 LG생명과학, 그리고 합병 후 존속법인의 상호를 LG화학으로 했습니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과의 합병으로 핵심 R&D 및 생산 기술, 글로벌 사업 인프라 및 기술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상호 시너지를 통해 바이오 사업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지향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합병비율은 보통주는 LG화학 1주당 LG생명과학 0.2606772주, 우선주는 LG화학 1주당 LG생명과학 0.2534945주입니다.
당시 보통주 합병가액은 LG화학이 주당 25만3390원, LG생명과학이 주당 6만6053원으로 결정됐습니다.
LG생명과학이 지난 2016년 11월 28일 임시 주총에서 합병안을 의결할 당시 LG생명과학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LG로 지분 30.43%(504만4114주)를 갖고 있었고 LG와 LG연암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0.99%(513만7700주)에 이르렀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29일 합병과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식이 112만3687주에 달했고 계속 보유하고 있는 LG생명공학 주식은 53만7290주로 드러났습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결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통지한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국민연금공단의 일부 반대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LG생명과학 임시 주주총회에서 LG화학과의 합병 결의안이 LG측 의도대로 통과된 것으로 보입니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01년 4월 LG화학이 인적 분할되면서 지주회사인 LGCI의 사업부문으로 넘겨졌고 그후 2002년 8월 LGCI는 생명과학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LG생명과학을 신설법인으로 출범시켰습니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구 LGCI)를 설립할 때 LG화학을 인적분할했고 LG생명과학의 분할 시에도 인적분할을 실시했지만 이번엔 LG화학으로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 시 물적분할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일반투자자들은 LG화학의 물적분할안이 LG그룹 오너가에 유리하도록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하면서 LG화학이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