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거리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격상됐던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자 두 달여 만에 문을 연 대형 학원에는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클럽과 노래방, 헌팅 포차 등은 사람들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하향된 첫날부터 노량진 학원가의 한 코인 노래방에는 방마다 사람들로 가득 찼고 홍대의 한 유명 클럽은 0시가 되자 수십 여 명이 줄을 서 대기하기도 했다.
클럽을 찾은 20대 김 모씨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확진자가 늘어 언제 또 닫힐지 모르니 열었을 때 즐겨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식당과 카페에서는 최소한의 거리두기를 지키거나 출입명부 작성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곳이 많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최인식 8·15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 민원실에 집회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8·15 비대위는 18일과 25일 1000명이 참가하는 도심집회를 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지되어 왔던 집회를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지난 13일에는 8·15시민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8일과 25일에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1천여 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다음날 서울 경찰서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비대위에 집회 금지 통고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시장 경제는 살아나는 듯 하지만 곳곳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도태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한순간의 방심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앞서 브리핑을 통해 “거리두기 1단계 조정은 국민 피로도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생계의 어려움을 고려한 조치지만 잠복감염과 집단감염 가능성이 있어 경각심을 낮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모두 2만 4988명으로 신규 확진자는 115명(국내 지역 발생 95명·해외유입 사례 15명)이다.
주요 집단 감염 사례로는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53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기 동두천시 친구 모임과 강원 강릉시 지인 모임에서 각각 25명과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월 초 평균 35명을 기록하며 최저치를 보이다 8월 중순 이후 광화문 집회와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가 급증해 300명을 넘어선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2단계가 장기화 되며 국민들의 피로도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지난 12일 1단계로 다시 하향했다.
그러나 1단계로 하향한 지 하루 만인 13일 신규 확진자는 다시 102명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고 14일 84명으로 잠시 줄어들었다가 이날 115명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성급한 거리두기 하향 조치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뉴시스를 통해 "추석 연휴의 영향이 어떻게 될지도 아직 지켜봐야 하고 해외에서 입국하는 확진자도 늘고 있다"며 "최소한 이번 주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정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거리두기를 하향조정하면 고위험시설에서는 경계감이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의 감염력이 10배 이상 높아지는 등 초기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의 전파는 접촉에서 오기 때문에 모임을 가거나 주점, 클럽, 노래방 등의 출입은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며 “노래방 같은 곳에서는 페이스실드와 일회용 장갑까지 나눠주는 것을 고려해야 하고 신속진단키트를 보급해 환자들이 빨리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