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5인 이상 집회 금지, 안보 위협 보도와 온라인 메시지 금지, 당국 지정장소 접근 금지 등 법령 발효
시위대 총리 퇴진, 의회 해산, 헌법의 개혁과 정부 비판에 대한 협박 중단 요구
왕궁 옆, 3만 명 참석한 최대 규모의 집회 열리기도
최근 태국에서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군주제 개혁 등을 촉구하는 반정부 집회가 확산되는 가운데 태국 정부가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 칙령을 발표했다.
◆…<10월 14일(현지시간) 정부청사 근처 반정부 시위대 사진 = 연합뉴스>
BBC는 보도에 따르면, 태국 정부가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긴급 칙령'(emergency decree)은 17일 4시부터 발효된다.칙령에는 5인 이상 집회 금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도와 온라인 메시지 금지, 정부청사 등 당국이 지정한 장소 접근 금지 등의 법령이 포함된다. 정부는 "많은 사람이 방콕에서 불법적인 공공집회를 초대하고 선동하고 실행했다"며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V 발표에서 정부는 시위자들이 "혼란과 대중의 불안을 야기했다"고 말하며 14일(현지시간) 왕실 차량 행렬과 대치한 시위를 법령의 이유로 들었다. 시위대는 여왕의 차량을 늦추며 민주세력 저항의 상징인 손가락 세 개를 들어 올렸다.
시위대는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짠오차 총리의 퇴진, 의회 해산, 헌법의 개혁과 정부 비판에 대한 협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궁극적으로 그들이 바라는 것은 진정한 민주적 입헌 군주제를 위한 현 군주제의 개혁이라고 보도했다.
시위는 지난 2월 법원이 미래 선진당의 해산을 명령한 뒤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왕궁 옆 사남 루엉 광장에서 3만 명가량이 참석한 최대 규모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미래 선진당은 신생당이었음에도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며 2019년 3월 선거에서 의석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6월 캄보디아에서 망명 중이던 저명한 민주화 운동가 완찰름이 실종된 사건도 시위에 불을 붙였다. 시위자들은 태국 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BBC는 15일(현지시간) 아침 태국 경찰이 인권 변호사 아논 남파, 학생 운동가 패릿 치와락, 파누사야 시티자와타나쿨 등의 주요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몇몇 운동가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태국의 젊은 사람들이 군주제를 비판하며 시위하고 공개적으로 왕실에 대해 말하는 것은 고착된 금기를 깨는 일이다. 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불경죄를 가지고 있으며, 왕권에 대한 비판은 최대 15년의 징역형으로 처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