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총생산, 지난해 동기대비 4.9% 늘어
코로나19 통제로 빠른 경제회복…향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
대유행 동안 수요가 많은 소비 가전과 개인보호장비가 수출 이끌어
수입은 수출보다 거의 늘지 않아…회복의 과실 중국만 얻어
다른 국가의 재난지원금이 중국의 수출을 도운 격
"앞으로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무역분쟁 겪을 것"
◆…중국 상하이의 양산항에서 화물 트럭 한 대가 쌓여 있는 선적용 컨테이너들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해 경제회복을 빠르게 하고 있으나 그 회복의 과실을 중국만 얻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9월 3분기 국내총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었다고 1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대유행 전 중국의 성장률인 6%에 근접한 수준.
신문은 세계 주요국이 지난봄에 봉쇄로 생산이 급락했으나 중국은 지난해를 훨씬 뛰어넘는 성장을 한 최초의 국가라고 평하며 미국과 다른 나라들도 3분기에 급증하겠지만 여전히 대유행 전보다 비슷하거나 뒤처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중국의 성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커질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급격한 재확산이 일어나고 있지만 중국에선 지역 감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푸 린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 겸 내각 자문위원은 “중국의 건실한 팽창으로 중국 경제가 앞으로 최소 몇 년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대유행 동안 수요가 많은 소비 가전과 개인보호장비 수출을 크게 늘렸다. 동시에 중국은 브라질에서 많은 철광석을, 미국에서 옥수수와 돼지고기를, 말레이시아에서 팜유를 수입했다. 이로 인해 지난봄 폭락했던 원자재 가격이 역전됐으며 일부 산업은 대유행 영향에서 다소 회복했다.
신문은 중국의 수입이 수출과 비교해 거의 늘지 않아 회복의 과실을 중국만 얻었으며 일자리도 중국에서만 창출됐지 다른 나라의 성장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수개월 동안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같은 기간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해 경제 회복을 해왔으나 최근 몇 주부턴 내수가 회복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부유하고 수출 중심인 해안 지방에 사는 사람들부터 소비를 시작했으며 코로나19가 처음 나타났던 우한도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30대 초반의 우한 주민 얜츄 레이는 신문에 “우한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려면 줄을 서야 하며 인기 있는 식당은 두세 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쓰촨성 청두에 사는 조지 쭝은 “지난 2개월 동안 세 곳을 여행했으며, 집에 있을 땐 인터넷 쇼핑도 활발히 한다. 예년 못지않게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중국의 경기 회복은 이번에 발표된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비판매는 1년 전보다 3.3% 증가했고 산업생산도 6.9% 늘어났다.
◆…지난 12일, 중국 칭다오에서 사흘 동안 확진자 13명이 발생했다. 이에 중국은 칭다오 시민 일천만 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했다. (사진 연합뉴스)
신문은 이런 중국의 회복 모델이 다른 나라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이 지역 감염을 '0'으로 만들기 위해 광범위한 휴대폰 추적과 중장기 도시 봉쇄, 소규모 확진 사례에도 값비싼 대규모 검사를 시행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이런 반등에 일부 약점이 있다며 전체 국가부채가 국가총생산량의 15~25%로 급증했으며 부채 상당수가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의 기간시설 투자비용이거나 가계와 기업의 부동산 투자와 매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도 부채의 빠른 증가가 위험하다고 인지하고 있으나 신규 신용을 억제하면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다른 위험 요소로 높은 수출 의존도를 지적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수출급증은 원자재 수입 가격 하락과 맞물려 지난 10년 내 어느 분기보다도 큰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은 중국 경제의 17%를 차지하며 미국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시진핑 주석은 서비스 산업 확대와 제조 혁신, 중국인의 소비를 늘리는 자립 경제를 강조해왔다.
주택건설부 차관을 지낸 치우 바오싱 내각 자문위원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사실상 내수에 집중함으로써 중국의 회복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중국이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대다수 중국인이 취약한 사회안전망 때문에 교육과 건강, 은퇴에 대비해 저축해야 하며 특히나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는 저소득층과 농촌 주민들의 일자리를 잃게 한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기업에 세금 환급과 대규모 대출을 해줬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가난한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쿠폰이나 현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로 온 이주노동자 수백만은 대유행 이후 공장이 문을 다시 열기까지 두 달가량 실업 상태였으며 버티기 위해 저축한 돈을 쓰거나 또 다른 일을 해왔다.
중국 정부의 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을 경계한다. 이들의 우선순위는 새로운 하수관로를 매설하거나 노후화된 아파트 수백만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생산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전 국가통계국 수석 경제학자 징위안 야오는 “소비를 늘리자는 제안을 많이 접했으나, 핵심은 사람들을 우선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서방 8개국이 대규모 실업 지원금과 생계비를 지급해 대유행 동안 최소한의 가계 수입을 유지하려고 했다며 이런 지원금이 중국의 수출 성장에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대학교 마이클 패티스 재무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각국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으로 중국의 제품을 계속 사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무역분쟁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