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인상 최대 수혜자는 지주회사 LG로 '꿩 먹고 알 먹는 격'
연결현금배당성향 2018년부터 30% 넘어서…지난해엔 49% 달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화학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분할에 대한 일반주주들의 반발이 빗발치자 3년간 주당 1만원 이상 현금배당을 추진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했습니다.
LG화학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물적분할로 인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확고히 하고자 향후 3년간(2020년~2022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화학은 또 물적분할 후에도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 재원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 성향 30% 이상을 지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은 배터리 부문 분할에 따라 신설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산해서 산출된 금액을 뜻합니다.
LG화학은 그러나 각 사업연도의 배당금 등 세부사항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각 사업연도 이사회 의결 및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전제했습니다.
LG화학 우선주에 대한 현금배당금은 보통주에 대한 현금배당금에 주당 액면가의 1%를 합산한 금액으로 결정됩니다. 우선주는 액면가 5000원의 1%인 50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LG화학이 주주 달래기용으로 제시한 배당정책 가운데 연결현금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한다는 것은 LG화학이 이미 2018년부터 30% 이상의 연결현금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LG화학의 매년 1주 당 배당금은 4000~6000원 수준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보통주 1주에 4000원씩을 배당했으나 2015년부터 배당금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2019년도에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3134억원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연결현금배당성향이 49.02%로 나타났습니다.
LG화학은 2018년도에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4726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결현금배당성향 31.24%를 적용해 보통주 주당 6000원의 배당금을 준 바 있습니다.
주당 배당금은 당기순이익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전년의 1/2로 줄어들 때 현금배당을 전년과 같은 금액으로 하게 되면 현금배당성향은 2배로 높아지는 구조가 됩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화학이 배당금을 향후 3년간 주당 1만원 이상 현금배당을 추진할 때 가장 수혜를 받는 곳은 지주회사인 LG라 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분 분포는 올해 6월 말 현재 최대주주가 지주회사인 LG로 보통주 지분 33.34%(2353만4211주)를 갖고 있습니다.
LG화학이 한해에 보통주 1주에 1만원 이상의 배당금을 준다고 할 때 지주회사인 LG에 돌아가는 배당금은 최소한 2353억4211만원이 됩니다.
지주회사인 LG는 올해 6월 말 현재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이 총 31명이며 보통주 기준으로 총 46.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이 배당을 많이 할수록 지주회사인 LG를 거쳐 그룹 오너가에 넘어가는 배당금은 늘어나게 됩니다. 지주회사인 LG가 받는 배당금에서 최소한 1088억원 상당이 오너가의 몫으로 됩니다.
LG화학의 올해 6월 말 현재 발행주식 총수에서 자기주식수를 제외한 유통주식수는 보통주가 6893만9926주, 우선주가 767만2433주가 됩니다.
LG화학이 한해 보통주에 1만원, 우선주에 1만50원의 배당금을 준다면 배당금 총액이 약 7665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LG화학은 총 배당금 가운데 한해 지주회사인 LG에 돌아가는 배당금 2353억원을 제외하면 5312억원을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에게 지급하게 됩니다.
LG화학 법인으로서는 앞으로 3년간 총 1조5936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LG화학이 지난 2018년 보통주 1주당 6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전례를 감안하면 새로운 배당정책으로 주당 4000원 정도가 더 지급되며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1년에 2125억원씩 3년간 6375억원이 추가되는 셈입니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시장가치를 약 38조원 상당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법인인 LG화학은 새로운 배당정책으로 추가로 1조원도 되지 않은 금액으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차지한다면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라 할 수 있습니다.
LG오너가의 입장에서는 LG화학이 배당금을 올리면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현금배당 증가를 빌미로 물적분할을 승인받아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통째로 LG화학으로 가져온다면 '꿩 먹고 알 먹는 격'입니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의 주주들이 그동안 배터리 사업에 대한 위험을 공동 부담해 왔는데 물적분할로 인해 배터리 사업에 대한 보상은 LG 오너가에 대부분 돌아가는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