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뿌리는 영국의 산업혁명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자본가였던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1844년에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던 영국의 도시노동자의 어려운 생활과 열악한 근무 환경의 실상을 기록한 「영국 노동자계급의 상황」이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그는 이 책을 출간하고 4년 후에 마르크스와 함께 공산당 선언(1848년)을 발표하여 훗날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70년이 지난 지금 사회적경제가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로 오해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와 생애설계(Life Planning)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생애설계사이자 사회적경제학을 전공한 필자는 아래 3가지 관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사람을 중시하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경제적 약자 또는 사회의 취약계층을 위하는 사상에서 비롯되었고 생애설계는 개인이 보람된 생애를 살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문제를 해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사회적인 문제도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와 생애설계는 국가와 기업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적문제를 해결하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지식경제시대에는 승자독식이 지배하여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고용이 불안전하며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 많은 일자리를 대체하여 고용이 더욱 불안정해 질 것이다. 산업의 고도화와 에너지 사용의 증가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더욱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실업자의 증가와 고령인구의 증가로 국가재정은 고갈되고 교육, 환경오염, 보건안전, 주거 등 취약계층의 사회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서비스는 국가나 기업이 모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대다수의 서구 선진국은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적기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제정하여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에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이미 진입을 했고 2025년에는 20%를 넘어 超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고령사회는 노인빈곤, 노인자살 증가, 고독사, 의료비 증가 등의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게 된다. 은퇴를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사회로부터 용도폐기가 되었다는 감정을 가지고 평생 경험한 사회적 know-how가 사장되어 사회적비용을 증가시키게 된다. 생애설계는 이러한 고령사회의 사회적문제를 해결하고 개인이 경험한 know-how를 사회에 환원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
셋째,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이 명시되어 있다.
사회적경제의 기원인 엥겔스는 「영국 노동자계급의 상황」에서 도시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통하여 교육, 주거 환경, 건강, 노동 시간 등의 어두운 그림자를 묘사하였다. 그는 도시 근로자들의 힘든 일상을 세상에 알려 사회적경제의 초석을 놓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마음이 따뜻한 자본가였는지도 모른다. 당시 그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 돈과 시간을 들여 기록한 것을 보면 근로자의 존엄과 행복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큰 목적은 행복이라고 한다. 물론 하루하루 먹고 살기에 급급하고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노년은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개인은 누구나 인간의 존엄이 확보되고 사회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 갈 권리가 있다. 생애설계는 그러한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도구인 것이다. 아직 코로나로 인하여 비대면(untact)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중년과 노년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나의 삶을 반추해 보고 행복 지수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