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31일 "불편한 진실은 이어져야", 이환우 검사 비판
'검사 비리 의혹' 기사 공유…"이 정도일 줄 몰랐다"
이환우 검사, 검찰 내부망에 "검찰개혁, 근본부터 실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겨냥해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다시 겨냥하며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검사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발동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이다"며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는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이 글에 김용민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김용민씨가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의 글을 옮긴 것을 다시 공유했다.
이 글에는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한 이 검사가 기자를 상대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강 기자는 지난 2017년 인천지검 강력부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을 가려주기 위해 심야에 피해자를 긴급체포하며 구속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강 기자는 기사와 관련해 전날(30일) 페이스북에 "이환우 검사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실토했다"며 "무소불위 검찰 권력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 한 검찰이 경찰 수사지휘권까지 사적 보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에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추 장관은 다음날 SNS에 강 기자의 기사를 공유하며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저격했다.
이후 일선 검사들의 추 장관을 비판하는 취지의 '커밍아웃'이 이어졌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 최재만 검사는 30일 "저도 이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갖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230여개의 검사들 댓글이 달렸다.
서성광 전주지검 검사도 추 장관의 이 검사 비판 글을 두고 "도대체 어떤 사고회로를 거쳐야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 밖에도 검찰 내부망에는 '내가 이환우다', '나도 커밍아웃한다' 등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비판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현재 전국 평검사 1600여명 가운데 230명이 '커밍아웃'한 것으로 알려져 자칫 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평검사회의 소집 등 '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조계는 평검사들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검찰 인사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취지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