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울경이 20년간 요구해온 동남권 신공항 추진 출발점"
野 "집권 4년내내 문제없다던 사업 뒤집어...국민에 사과해야"
민주당, 동남권 신공항추진단 설치…특별법 제정해 신속 추진키로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부적격 판정'에 더불어민주당은 백지화 결정을 환영하며 즉각 가덕도신공항 적정성 검토 추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재보궐선거용'이라고 맹비난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총리실 검증위원회와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은 부산, 경남, 울산이 지난 20년간 요구해 온 동남권 신공항을 제대로 추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어 "동남권 신공항은 안전하고, 24시간 운항이 가능하며, 소음이 없는 '물류허브 공항'이 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법률적·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동남권 신공항을 행정절차의 생략 없이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면서 "특별법 대표발의는 한정애 추진단장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검토를 위해 당내 관련 기구를 즉각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 단장은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무총리실의 이 같은 결정이 '보궐선거를 앞둔 표변(豹變·태도나 행동이 돌변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고 힐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총리실 발표이후 브리핑에서 "'신공항 문제'를 4년이나 끌며 부산시민을 괴롭혀온 문재인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며 "'민주당 시장 성범죄 보궐선거'를 앞둔 표변"이라고 질타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의 '안전문제를 보완하면 관문 공항으로서 문제가 없다'던 잠정 결론이 갑자기 사라졌다"면서 "주무장관인 국토부 장관마저 '김해신공항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며 집권 4년 내내 '아무런 문제없다'던 사업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얼마 전 부산에서 '희망고문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지난 4년간 희망고문을 해 온 주역은 다름 아닌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였다"며 "검증위가 총리 소관이 아니면 누구 소관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부산시의 지속적인 '신공항 재검토' 요청을 외면하던 문재인 정부가 아니었나? 지난 4년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 대표를 겨냥해 "희망고문에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다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손바닥을 뒤집나"라며 "희망고문 책임자가 어떻게 희망고문 피해를 복구한단 말이냐"고 책임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 대변인은 화살을 문 대통령으로 돌리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대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민과 부산시민 앞에 사죄부터 하고 갑작스런 표변에 책임져야 한다"면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국책사업이 정치 득실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면, 어떤 국민이 납득하고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김해신공항 '부적격 판정'이 '보궐선거용'이란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김수삼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 발표를 통해 "김해신공항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부적격 판정' 결론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자체의 협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장애물제한표면 높이 이상 산악의 제거를 전제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해석을 감안할 때,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제처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김해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국토교통부가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흠결'로 지적하자, 두 달도 채 안돼 정부 입장이 180도 바뀐 셈이다.
그동안의 경과를 살펴보면,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6년 12월 1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 지시로 검토를 시작해, 2009년에 '밀양 vs 가덕도' 후보지가 압축됐다.
이후 2011년 두 곳 모두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된 뒤,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영남권 수요 재조사를 거쳐 2016년에 ADPi(파리 공항공단엔지니어링)라는 세계적 전문기관의 용역을 거쳐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 합의로 결정된 김해신공항이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됐던 '김해신공항'은 4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또한 신공항 건설에 들어갈 국비도 김해신공항은 7조원이었던 것이던 것이 가덕도신공항에는 10조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게 됐다.
특히 이번 결정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뤄져, 정치 셈법에 따라 기존 대형국책사업 결정이 번복됐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낙연 대표도 검증위 발표를 앞두고 지난 4일 부산지역 방문때 '영남 지역의 희망고문을 끝내야 한다“고 말해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힘을 싣을 발언으로 해석돼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