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의 하청 생산 공장에 대해 겉과 속이 다른 노동정책을 적용하며 협력업체들의 노동자 착취를 눈감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술산업 보도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애플의 내부 프레젠테이션 문건을 검토한 결과 아이폰 등 자사의 제품들을 생산하는 폭스콘 등 협력업체들의 상습적인 노동법 위반 행위를 알면서도 외면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0년 중국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의 18세에서 25세에 이르는 젊은 노동자들이 견딜 수 없는 노동강도와 군대식 통제에 시달리다 12명이 연쇄 투신해 11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한 데 이어 폭동을 일으키기에 이르렀다.
당시 노동자들은 12시간 이상의 단순 반복 조립업무에 동료들 간의 대화와 5분 이상 화장실 사용 금지는 물론 식당에서 밥을 남길 경우 벌점을 부여하고 3번 이상 적발되면 해고까지 하는 악행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당국은 2014년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공장 노동력의 10% 이상을 임시직으로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학교 실습생을 가장한 노동력 착취를 금지하는 노동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애플 역시 그해 국제 노동단체와 NGO 등으로부터 맹비난에 부딪히며 중국에 있는 362개 공급업체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노동법을 위반하는 것을 파악했다. 매체가 입수해 공개한 바에 의하면 이들 공급업체 가운데 거의 절반이 넘는 공장이 10% 이상의 임시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2015년 공급업체들이 애플에 감축 계획을 제출했음에도 상당수 공장은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실제 공급업체 공장 184개 중 81개가 여전히 노동법상 기준 10%를 초과하고 있었다.
2017년 집계된 바에 따르면 쿤산에 있는 페가트론의 아이폰 제조공장에 있는 신입사원의 84%, 창수에 있는 애플 워치를 조립하는 콴타(Quanta) 신입사원의 91%, 그리고 정주의 폭스콘 공장 33만 명 근로자 중 절반에 가까운 15만 명이 임시직으로 개선된 사항은 전혀 없었다.
애플은 공급 업체들에게 새로운 노동법의 적용 유예기간 2년이 만료되는 2016년 3월까지 노동법 위반 사항을 해소할 것으로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는 법이 시행되었음에도 어떤 변화도 없었다고 한다.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과 달리 애플이 협력업체들의 노동법 위반 사실을 외면한 것은 노동법대로 적용할 경우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제품 출하가 지연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지적했다.
매체에 내부 문건을 제공한 것은 4명의 애플 전직 직원으로 그중 3명은 애플의 명령이 준수되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공급업체 팀에서 근무했으며 1명은 전직 애플 관리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제는 애플이 국제적인 여론이 좋지 않을 때는 협력업체들이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이 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직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매체는 “결과적으로 애플은 현지 당국이 단속할 경우에만 공급업체에 임시직 노동자 고용 축소를 압박하는 것으로 입장을 후퇴했다”라고 전했다.
차이나 노동연구원 아이단 차우(Aidan Chau)는 “노동자들이 파업하거나 자살을 하지 않는 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이 할 일은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스스로 밝힌 규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