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투 트래블, 이달 28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중단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으려던 시도 실패
코로나19 급격한 확산에 지지율 60%에서 40%로 내려앉아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이던 시절 진행한 사업이라 선뜻 결정 못 해
◆…지난 11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관광 명소인 센소지 인근 상점에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여행 지원 사업인 '고투 트래블'을 2주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
재팬타임스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저녁 개최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고투 트래블 사업을 이달 28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전국적으로 일제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고투 트래블 중단은 10월 하순부터 일 전역에 확진자가 기록적으로 늘었음에도 경제를 움직이려고 했던 시도가 벽에 부딪혔음을 보여준다. 세금으로 국내 여행 경비를 환급해주는 고투 트래블은 코로나19 확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스가 총리는 “인명을 보호하고 바이러스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 이날 신규 확진자가 3천 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연말과 연초가 확산세를 집중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경제와 보건 사이에 균형을 잡으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급등해 내각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NHK의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지난달보다 14% 하락한 42%를 기록했고 마이니치의 여론조사에서도 지난달보다 17% 떨어져 40%로 낮아졌다.
스가 총리는 지난 9월 취임 당시, 두 매체 모두에서 지지율 60%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총선이 10개월 남짓 다가온 가운데, 스가 총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지지율로 인해 단호한 조처를 내렸다고 봤다.
이번 고투 트래블 중단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권고했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도쿄와 같이 피해가 심각한 지역만 골라 몇 주 동안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을 요청했다.
스가 총리는 오래전부터 '고투 트래블 보조금' 사업이 급증하는 확진자와 관계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자신이 관방장관이던 시절 주도한 이 사업의 중단을 선뜻 결정 못 했다.
마이니치와 인터뷰 한 정부 관계자는 “여행하면서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우리는 생명을 보호하고 감염의 확산을 막고 병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리는 최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종사자들뿐만 아니라 영업시간 단축에 응하는 식음료 판매점에도 지원금을 두 배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내년 6월까지 진행하기로 한 고투 트래블 연장은 다음 달 감염병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3차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11일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3천 명을 넘겼으며 14일 위중증 환자 수가 588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 국민에게 “모두가 기본적인 방역 조처를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우리가 평화로운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명절 동안 고향으로 내려갈지 말지를 신중하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