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측 절차 적법성 문제제기 집행정지 소송 제기할 듯
찍어내기 논란 등 정치적 파장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5일 2차 심리를 속개해 마라톤 토론끝에 최종적으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를 최종 의결했다.
추미애 장관이 밝힌 6개의 비위 혐의 중 '판사사찰 의혹,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언론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총장 대면조사 방해 등 4가지에 대해 징계사유가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징계위는 이 중 언론사주와의 접촉, 총장 대면조사 방해 부분은 사유가 있지만 징계하지 않기로 하는 '불문' 결정을 내렸다.
윤 총장은 직무에 복귀한 지 보름만에 다시 업무에서 배제될 위험에 처했다. 검찰 총장의 부재에 따른 정치적 파장과 수사지휘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징계위는 15일 오전 10시 30분경 2차 기일을 시작한 후 이날 저녁 7시 50분쯤 심의를 종결한 후 밤 9시 10분쯤부터 최종 의결을 도출하기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징계위는 윤 총장측이 신청한 징계위원 기피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윤 총장측은 정한중 위원장 대리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기피 신청했다. 그러나 징계위는 기피 신청을 모두 기각한 후 위원회 구성 등 절차 관련 논의를 마치고 출석한 증인 5명에 대한 증인심문을 이어갔다.
징계위의 증인심문은 '재판부 문건(판사사찰 문건) 작성' 담당자로 알려진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을 시작으로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류혁 법무부 감찰관, 이정화 울산지검 검사,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순으로 진행했다.
손 담당관은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작성부서인 수사정보담당관실의 책임자다.
박 부장검사는 '채널A 사건' 지휘·보고라인에 있었고, 류 감찰관은 윤 총장 감찰과정에서 추 장관측으로부터 '패싱'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이다. 이 검사는 윤 총장 감찰 보고서에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법리검토 의견이 삭제됐다고 폭로한 당사자로 이들은 윤 총장 측에 유리한 증언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동수 감찰부장에 대한 심문은 약 2시간 15분 가량 진행됐는데, 한 부장은 '재판부 문건'을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했다가 다시 수사참고자료로 되돌려받은 의혹의 당사자로 출석 증인 중 추 장관 측에 유리한 증언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윤 총장 측이 신청해 채택된 증인 중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불출석했다.
증인심문 종료 후 윤 총장측의 최후변론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윤 총장측이 증인심문에서 나온 내용에 대한 탄핵 필요성 및 새로운 증언에 대해 최종의견진술을 준비하기 위해 속행을 요청했고, 징계위에서 자체 논의 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심의 절차는 종료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 특별변호인 손경식(왼쪽부터)·이석웅·이완규 변호사가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징계절차 자체가 위법하고 부당한 절차라 승복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혀 불복 소송을 진행할 뜻을 내비췄다.
이 변호사는 이 상황에 대해 윤 총장에게 설명하자 특별한 반응 없이 "알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동안의 윤 총장측 대응을 볼 때 이번 징계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밤 9시 10분경부터 징계 의결을 위한 토론이 자정을 넘어서까지 진행됐고, 결국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가 나왔다.
한편 징계위 2차 기일이 있던 15 오전 윤 총장은 출근길에 관용차에서 내려 정문앞에 있던 지지자들과 짧은 인사를 나눴다.
윤 총장은 "그동안 여러분들 응원해주신 거 감사한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고,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평상시처럼 정상적으로 퇴근했다.
반면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천 산책로에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추 장관은 "이육사의 외침!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라는 이육사의 '절정'이라는 시의 구절을 인용했다.
그는 "꺾일 수 없는 단단함으로 이겨내고 단련되어야만 그대들의 봄은 한나절 볕에 꺼지는 아지랭이가 아니라 늘 머물 수 있는 강철 무지개로 나타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매서운 겨울 바람이다. 낙엽진 은행나무는 벌써 새봄에 싹 틔울 때를 대비해 단단히 겨울나기를 하겠다는 각오"라며 "그저 맺어지는 열매는 없기에 연년세세 배운대로 칼바람 속에 우뚝 나란히 버티고 서서 나목의 결기를 드러내 보인다"며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법무부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최대한 고려해 기일을 연기하면서까지 내놓은 이번 징계에 대해 윤 총장측은 시종일관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면서 소송을 염두해 둔 행보를 보여온 점에 비춰보면 이번 징계 결정 역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