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 갖고 서울시장 공식 출마 선언
安 "대선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한 배경 이해해달라"
국민의힘, 오세훈·원희룡 등 '환영'...김종인·정진석 등 '지켜보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반문연대'를 이뤄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겨냥해 총력전을 펼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의견이 분분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보궐선거 승리 없이 2022년 대선 정권교체도 없을 것"이라면서 "결자해지의 각오와 서울의 진정한 발전과 혁신을 다짐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고 공식선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보궐선거는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야권후보 단일화를 호소했다.
그는 야권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며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다 좋다"고 밝혀 국민의힘 후보와의 경선을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2022년 대권 출마 의지를 접은 것으로 봐도 되는가'라는 질문엔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사실상 차기대선 출마를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야권후보단일화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호응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그리 반가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야권단일후보 입장에 대해 "안 대표의 보선참여가 야권단결의 시발점이 되어 정권탈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무능과 독재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은 시대의 엄중한 요청"이라며 "통합된 야권의 서울시장 보선 필승이 나라를 되살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내년도 보선, 그리고 대선승리로 가는 야권대통합과 단결의 큰 밑그림이 마련되어 나갈 것"이라며 "저도 안철수 후보의 말씀처럼 보선이 야권 전체의 승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서울시장 출마 관련 페이스북 글 (갈무리)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면서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시민과 국민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한다. 야권은 뭉쳐야만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거짓에도 무기력했던 야권의 승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민의 믿음과 지지를 담을 혁신의 틀을 만들어, 서울시장 필승 후보를 뽑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단체전의 승리를 이루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대선에 도전한 사람으로서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야권의 승리를 위해 소아를 버리고 대의를 택한 대승적인 결정"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야권단일후보 숙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안 대표의 출마는 보궐선거 야권 필승의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면서 "김종인 위원장께서도 이전 안 대표의 야권혁신 플랫폼 제안에 긍적적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 당내 다른 의원들도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 및 '반문연대' 제안에 호응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는 야권을 더 큰 판으로 만들어 정권 교체를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탄핵 이후 쪼그라든 야권을 반문연대로 크게 뭉칠 계기를 마련하고, 뭉쳐 서울시장을 탈환하고 정권 교체의 시발점으로 만들 절호의 기회를 안 대표가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20일 온라인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안철수 대표의 야권단일후보를 통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제안에 대해 '안 후보도 후보 중 한 명이고,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쟁하는 게 옳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 내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야권단일후보를 제안한 데 대해 환영의 입장이면서도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하는 게 합당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안철수 대표의 야권단일후보를 통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제안에 대해 '안 후보도 후보 중 한 명이고,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쟁하는 게 옳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또한 "너무 앞서나간 억측은 하지 말라"며 "안 대표도 나왔고 이제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는데, 우리는 우리의 것을 잘하면 된다. 최대한 안 대표에 반응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날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정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대표 출마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오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세 번째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키겠다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믿는다"라면서도 "그렇다면 안 대표 또한 소아를 버리고 대의만을 쫓아야 한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재보선과 관련해 "대의(大義)를 위해 소아(小我)를 버려 달라"면서 "적전 분열하면 자멸이다. 불과 8개월 전 총선에서 참패한 우리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처절한 자기반성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야권단일후보 제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규·당헌 개정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내놓기로 결정했고, 이미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우상호 의원(4선)을 비롯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당내 거물급 인사의 출마가 예상,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단일후보 제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도 향후 원만한 합의를 통해 '반문연대'를 형성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