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집행정지 심문 진행…2시간여 만에 종료
윤석열 측 "부당하고 위법한 절차로 인한 징계"
법무부 "어떤 공무원 징계보다 방어권 보장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이 22일 오후2시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이 22일 오후 약 2시간 만에 종료됐다. 법원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4일 오후 3시에 한 차례 더 심문 기일을 열기로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께 윤 총장이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직무정지명령 집행정지 심문 기일에 이어 이날 심문 기일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집행정지는 행정청의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의 효력을 본안소송 판결이 날때까지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이날 심문은 지난달 30일 1시간10분 만에 종료된 집행정지 심문보다 2배 가까운 2시간 16분 동안 진행돼 정직 처분의 효력정지 여부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심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날 심문을 마치지 않고 이틀 뒤인 24일 오후 3시 심문을 속행할 예정이다. 기존에 거부됐던 열람·등사가 대부분 제출돼 윤 총장과 법무부 양측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문 기일이 끝난 뒤 윤 총장 측은 징계 자체가 위법하고 절차도 부당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징계권에 허울을 쓴 정도에 불과한 징계 절차"라며 "징계 처분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우리나라 법치주의에 심각한 손해가 있어 일분일초라도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윤 총장의 개인 문제이면서도 국가 시스템 전체, 즉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법치주의에 위배되는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검찰총장이 부당한 징계권을 통해 정부 의사와 반한다는 이유로 내쫓힐 수 있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그야말로 형해화되고 검찰 존재의 이유 자체가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측 "검찰개혁 반대 표명 없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직무배제 조치를 내린 뒤 윤 총장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윤 총장 측이 징계 처분 이후 '대통령이 소송 대상'이라는 취지로 밝혀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싸우겠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석웅 변호사는 "마치 일부에서는 윤 총장이 검찰개혁에 반대하거나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결정이 있었음에도 이에 반기를 들고 '대통령과 싸우겠다'라고 해 사퇴하라는 주장이 있다"며 "하지만 윤 총장은 지금까지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입장 표명이 전혀 없었고 정부가 추진해온 검찰개혁과 수사권 조정 문제도 검찰 내부에서 의견을 모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법·부당한 절차에 의해 실체도 없는 사유를 들어서 총장을 비위 공무원으로 낙인찍은 이 절차의 효력을 없애기 위해 쟁송을 하는 것일 뿐, 대통령 인사권을 무시하거나 폄훼할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법무부 측은 대통령의 재가로 이뤄진 적법한 징계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무부 측 이옥형 변호사는 심문이 끝난 뒤 "법정에서 검찰총장도 법무부의 소속 일원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책무에 결국은 따라야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헌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옥형 변호사는 "결국 윤 총장의 신청이 인용될 경우 행정조직의 안정이 깨질 우려가 있고, 벌써 검찰청이나 법무부는 굉장히 많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재가를 하면서 소모적인 국론의 분열을 막겠단 취지도 포함돼 있는데, 이러한 '공공복리' 측면에서 이번 사건 처분의 성격은 종전 법무부 장관의 일시적인 직무배제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과 법률로서 검찰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권의 일환으로 행사됐다는 게 법무부 측의 주장이다.
징계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윤 총장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정당한 절차였다고 반박했다. 이옥형 변호사는 "윤 총장 측이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역대 공무원의 징계 사건보다도 징계혐의자에 대한 방어권이 보장된 징계 절차였다"며 "적법절차와 원칙이 지켜진 가운데 징계가 내려진 것이므로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문에서는 재판부 사찰, 언론사 사주 만남, 감찰 방해 등 징계사유에 대한 심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 뒤 진행될 2차 심문 기일에서는 더불어 절차적 적법성에 대한 부분까지 심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옥형 변호사는 "본안 사건만큼 증거조사를 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심도있는 심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지난 17일 저녁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징계처분 취소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 신청도 했다.
이번 심문 결과에 따라 윤 총장과 추 장관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신청이 인용될 경우 지난 16일부로 직무에서 배제된 윤 총장은 즉시 업무에 복귀하게 되지만, 기각될 경우 윤 총장은 정직 기간인 내년 2월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