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익 38% 급감…20대 증권사 중 감소율 최고
한화증권 "일시적 실적 악화…연임과 연계되지 않을 것"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증권업계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요 증권사들의 CEO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권 사장은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부진이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3% 급감한 4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7월 권 사장 취임 후 3분기 누적 순이익 최저치다.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 중 3분기 누적 순이익 감소율 폭이 가장 컸고 증권업계 순이익 순위도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22위로 후퇴했다.
반면 그룹 내 다른 금융사인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92.7%, 387.4% 급증해 대조를 이뤘다.
자기자본 1조원 대로 한화투자증권과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 중 현대차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 대비 각각 46.9%, 81.5%씩 급증한 938억원, 859억원을 기록해 1년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한화투자증권의 부진한 실적에는 올 1분기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국내외 증시 폭락, 환율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ELS 부문에 막대한 손실을 본 영향이 컸다. 한화투자증권의 올 3분기까지 트레이딩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9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 636억원 대비 69%나 급감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분기 이후 증권투자 열풍에 힘입어 WM 부문의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급증했음에도 1분기 손실을 온전히 만회하지 못했다.
IB 부문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위축과 해외대체투자 딜이 미뤄지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올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이 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754억원 대비 40% 급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비슷한 여건에 처해 있었음에도 한화투자증권의 1분기 손실이 더 컸고 2분기 이후 회복속도는 더 느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 경쟁 증권사들도 한화투자증권처럼 올 1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 3분기에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며 3분기 누적 순익은 지난해 실적을 넘어선 경우가 상당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실적 부진은 일시적 이슈로 권 사장의 연임 여부와의 연계에 선을 긋고 있다.
올해 실적 부진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증시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순이익을 늘려 온 점도 같이 평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출범시키며 해외 시장 개척에 교두보를 마련했고 임기 중 디지털 금융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등 임기 중 기여한 업적들도 많다는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권 사장 취임한 해인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 후 2018년과 지난해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통제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발생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일시적 부분이라 권 사장의 연임에 실적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가 3개월 이상 남아 판단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지난 3년간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연임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