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 14일째 단식중인 농성장 찾은 與 지도부 질타
김태년 "악조건이지만 최대한 야당 설득 등 최선 다하겠다"
국민의힘, 법사위 법안심사에 불참 통보...윤호중 위원장에 불만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24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중인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씨가 단식을 풀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여태까지 여당이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왜 이법은 꼭 야당이 있어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김 씨를 포함한 산업재해 유족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1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오전 농성장을 찾아 김 씨를 포함한 산업재해 유족들에게 단식을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김 씨의 지적에 "야당도 심의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여러 가지로 악조건이긴 하다"면서 "최대한 설득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단식을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미숙 씨는 "(이번엔)본회의 통과될 때까지 있겠다. 처음부터 이렇게 한 것은 끝날 때까지 가보겠다는 것이다. 논의되고 무산된 게(법안)이 많지 않았느냐"며 "제대로 중대재해법 골격을 만들어 '사람 살리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단식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가 "무산되지 않는다. 논의의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다"고 하자 김씨는 "그걸 못 믿는다. 법사위 일정을 정하고 구체적 안을 갖고 와야지 이렇게 단식 중단하라고 하면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여태껏 여당이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왜 이법(중대재해법)은 꼭 야당이 있어야 하는가. 야당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여당이 그냥 해 달라"고 강행을 촉구했다.
김영진 원내수석은 "말씀대로 잘 하도록 하겠다"며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도 (단식)14일차 되셨으니 건강도 생각하셔야 하니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상의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농성장 방문을 마친 후 김 원내대표와 따로 만나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만나 본회의 일정과 법안 심사에 즉각 돌입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민주당도 비판 여론에 부담이 있고, 내용적으로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급적 논의도 하고 같이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의당도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국민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상징적 법안이니 여야 구분 없이 함께 처리하는 것이 진정한 국회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 소위를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전날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이 야당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했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김미숙 씨 등 유가족들은 지난 8월 산재 발생시 원청기업 최고경영자에게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입법 청원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중대재해법 법안 심사가 늦어지자 지난 11일부터 국회 앞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