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맞벌이 부부의 연말정산, '전략'이 중요하다

맞벌이를 하는 근로자 부부라면 연말정산에서 전략을 잘 짜야 한다.

맞벌이 부부의 연말정산 핵심은 '자녀'를 포함한 부양가족 기본공제 혜택을 어느 쪽에서 받느냐다. 해당 부양가족에 대한 모든 연말정산 혜택(자녀공제, 추가공제, 교육비, 보험료, 의료비 등)을 가져가기 때문에서다.

특히 '연봉이 높은 쪽으로 몰아주어야 한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별 공제항목을 따졌을 땐 연봉을 적게 받는 쪽에 공제를 몰아주는 게 세(稅)절감 효과가 큰 경우도 있어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부양가족인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는 부부 어느 쪽이라도 공제가 가능하다(중복공제 불가). 일반적으로는 부부 중 총급여액이 '높은 쪽'이 받는 게 유리하다. 연말정산에서 실제 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인 '과세표준'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연봉이 높을수록 과표가 높기 때문이다.

일단 근로자라면 누구나 받는 근로소득공제, 본인 기본공제(연 150만원)로만 따져보자. 이 두 소득공제 금액을 합산하면 총급여액이 5000만원 근로자의 과표는 3650만원이 된다. 당초(24%)보다 낮은 소득세율 15%가 적용될 확률이 높다. 가족까지 공제 범위를 넓힌다면 총급여액이 높을수록 산출세액 차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맞벌이 부부의 양쪽의 과표가 비슷하거나 ▲둘 중 연봉이 적은 근로자가 과표 구간에 걸쳐 있다면, 무조건 연봉이 높은 근로자에게 부양가족 공제를 몰아주긴 보단 부부가 적절히 배분을 하는 게 더 나은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

자녀가 3명이라면 '자녀세액공제(7~20세 자녀)'는 부부 중 한쪽으로 몰아주는 게 유리하다. 만약 남편이 자녀 2명을, 아내가 자녀 1명을 기본공제대상으로 올렸다면 자녀 1명당 15만원씩 밖에 공제를 받지 때문에서다(셋째 자녀부터는 30만원 적용). 6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45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부부 중에 총급여액이 높은 쪽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앞서 언급했듯이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도 더 올라가는 누진세율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공제로 받을 수 있는 한도액은 소득이 높든 낮은 300만원(총급여액 7000만원, 2020년 3~7월까지 사용분은 330만원)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 공제는 자신의 총급여액의 25% 초과한 금액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다.

특히 같은 금액을 쓰더라도 카드 사용법에 따라 소득공제액도 큰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총급여액으로 각각 4000만원씩 버는 A·B 부부로 가정해보자. 이 두 부부의 한 해 신용·체크카드 사용 총액은 2600만원이었다. 공제한도 300만원, 공제율 15%(체크 30%)만 따졌다.

A부부는 남편·아내가 신용카드로 900만원(총 1800만원)씩, 체크카드로 400만원(총 800만원)을 썼다. B부부는 A부부와 동일한 지출을 했다. 다른 점은 아내의 카드로 몰아서 사용한 부분이었다. B부부는 아내가 신용카드로 1500만원, 체크카드로 700만원을 지출했다. 각자 공제를 받은 A부부는 180만원을, 아내의 카드로 몰아 쓴 B부부(아내가 소득공제)는 285만원을 소득공제 받았다.

맞벌이 부부는 본인과 배우자의 카드내역을 합산해 공제받지 못한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단, 배우자 명의로 별도의 '가족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다면, 가족카드 금액은 명의자의 카드내역에 합산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활용하면 좋다.

의료비 세액공제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부부 중 총급여액이 낮은 쪽이 받는 게 유리하다. 총급여액의 '3%'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공제율 15%·난임 시술비만 20%)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남편·아내의 총급여가 5000만원·3000만원이라면 각각 150만원·90만원 초과분부터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부양가족인 노모 의료비로 150만원을 썼다면 남편이 한 푼도 공제받을 수 없는데, 아내는 60만원(90만원 초과분)에 대해 15% 가능하다.

따라서 부부를 포함한 기본공제대상자 각자의 의료비 지출내역이 어느 정도 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몰아주기 전략을 세우는 편이 좋다.

물론 부모, 자녀, 형제자매의 의료비는 기본공제를 받는 사람이 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맞벌이 부부는 자신이 기본공제 혜택을 받는 가족을 위해 지출한 보험료 납입금액에 대해 공제(연 100만원, 공제율 12%)가 가능하다.

맞벌이부부의 경우 본인이 계약자이고 피보험자가 배우자인 경우라면 부부 모두 공제를 받지 못한다. 다만, 부부 중 한 쪽이 계약자이고 피보험자를 '부부공동'으로 했다면 계약한 근로자 쪽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교육비는 어떨까. 근로자 본인이나 부양가족에 대해 지출한 비용이라면 공제 대상이 된다. 하지만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교육비나  배우자가 기본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자녀 등 부양가족에 대해 본인이 지출한 교육비는 공제받지 못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자신의 교육비는 자신이 직접 지출해야 공제가 가능하다.

맞벌이 부부 중 부양가족에 대해 기본공제를 받는 쪽에서 해당 부양가족이 지난 1년간 기부한 내역이 있다면, 근로자의 기부내역과 합산해서 공제받을 수 있다. 합산 가능한 기부금은 법정·지정기부금만 해당된다. 정치자금 기부금과 우리사주 조합에 낸 기부금은 근로자 자신이 기부한 금액만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