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사당 점거 사태에 대한 책임 물어야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를 임기 종료 전 해임
"트럼프가 더 있으면, 더 많은 폭력과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비서실장 "평화적인 정권교체는 필수적"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사진 여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美의사당 점거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를 임기 종료 전에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행정부 고위 인사에게서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고 군중을 선동해 차기 바이든 행정부로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가 수요일(6일)에 보여준 행동에 “괴물 그 자체”라고 묘사했으며 다른 관계자는 이 상황에 “미쳤고 경우에 한 참 벗어났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해임에 관한 논의를 했던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가 며칠이라도 더 직을 유지할 경우, 더 많은 폭력과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수요일 밤 내각이 트럼프를 퇴출하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지를 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과 내각이 합의해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7일 펜스 부통령과 내각에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달라고 요청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직무와 선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벗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대표도 “대통령(트럼프)은 하루라도 더 재임해서는 안 된다”며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즉각 트럼프 대통령을 공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통령과 내각이 일어서기를 거부한다면 대통령 탄핵을 위해 의회를 다시 소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 핵심 보좌관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부보좌관, 크리스 리델 부비서실장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의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는 요구를 거부한 펜스 부통령을 치켜세웠다. 그는 펜스 부통령과 통화했다며 “펜스 부통령은 정말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이다. 9·11 때 의원으로서 의회에서 행동했던 것처럼 오늘도 용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대변인이자 비서실장인 스테파니 그리샴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가장 오래 보좌한 인물이나 이 사태에 대한 반대의 표시로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세라 매튜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를 위해 봉사한 것은 영광이나 이번 국회의사당 폭동으로 “매우 불안하다”고 말하며 사임했다.
신문과 인터뷰한 트럼프의 한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약하고 불안한 상태에 있다며 그가 “대다수 그들은 평화롭다. 이번 여름에 있던 폭동은? 반대쪽 사람들은? 그들이 폭동을 일으켰을 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내 지지자들은 폭력배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일부 보좌관들은 트럼프가 그의 지지자들에게 그만둘 것을 요청하는 것에 매우 느리고 큰 반발심을 보였다며 그의 대통령직과 정치적 유산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비서실장이던 믹 멀베이니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폭동을 규탄하는 것”이라며 “평화적인 정권교체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