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 일본 정부 상대 소송 첫 승소
日정부의 위안부 책임 인정 첫 판결
◆…[사진=DB]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행위가 합법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계획적, 조직적으로 자행된 반인도적 행위로서 국제 강행 규범을 위반했다”며 “특별한 제한이 없는 한 '국가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의 불법 행위가 인정되고 원고들이 상상하기 힘든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위자료는 원고가 청구한 1억 원 이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배 할머니 등이 일본 정부가 자신들을 속이거나 강제로 위안부를 데려갔다며 2013년 8월 일본 정부에 위자료 각 1억 원을 청구하는 조정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일본 측이 한국 법원의 사건 송달을 거부해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원고들의 요청에 따라 법원은 2016년 1월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일본의 송달 거부가 계속되자 재판부는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거나 재판에 불응할 때 법원 게시판 등에 내용을 게재함으로써 전달된 것으로 보는 '공시송달'을 통해 정식 재판 회부 4년만인 작년 4월 첫 변론을 열었다.
재판이 시작되자 일본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법상 원칙인 주권면제 원칙을 주장하며 재판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