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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진칼 투자로 226억원 손해…혈세 '흥청망청'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2021.01.1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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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진칼 보통주당 7만800원 증자 참여…주가 5% 상당 하락
개인투자자, M&A 소멸로 주가급락 손해…오너가 '자리 지키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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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산업은행의 한진칼에 대한 투자로 인한 주식평가손실이 226억원에 이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5000억원을 투입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 준 결과를 가져왔지만 투자손실과 함께 세금을 '흥청망청' 재벌가에 퍼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5000억원을 투입했고 지분 10.66%(706만2146주)를 보유하게 됐다. 한진칼의 신주 발행가격은 기준 주가에 10% 정도를 할인한 7만800원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의 신주는 지난달 22일 상장됐다. 산업은행이 받은 유상증자 신주는 예탁결제원에 1년간 보호예수 된다.

한진칼의 기존 주주들은 산업은행이 기준주가의 10% 할인된 가격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주가 또한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게 됐다. 대량 유상증자로 배당금도 줄어들고 주가가 희석될 우려를 낳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신주를 받아 일거에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한진칼은 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조 회장과 KCGI의 지분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되고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재료가 소멸되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의 주가는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5000억원의 유상증자에 투자하기로 공시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17일 8만2000원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13일 6만7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7일 한진칼에 5000억원을 투입했고 주당 7만800원에 보통주 706만2146주를 확보했다.

산업은행의 한진칼에 대한 투자는 국민들의 세금이 수백억원의 투자손실을 봤고 기존주주들 또한 주가하락으로 고통 받게 되는 이중고(二重苦)를 불러온 셈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대한 투자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사실상 보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진칼에 대한 투자는 현 오너가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다”고 강변했다.

이어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국가 경제와 안전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산은이 한진칼에 직접 주주로 참여해 구조개편 작업의 성공적 이행을 지원하고 건전·윤리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말 조원태 회장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모친인 이명희 한국공항 고문을 물러나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조 전무는 한진그룹 자회사인 항공·여행 정보 제공업체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직도 사임했다.

그러나 조 전무는 한진그룹의 종합물류기업인 한진의 마케팅총괄 전무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부동산 사업을 하는 정석기업의 부사장도 계속 맡았다. 이 고문도 정석기업 고문 자리를 그대로 갖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보통주에 5000억원, 교환사채에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 상당의 혈세를 투입했지만 한진 오너가는 여전히 '밥그룻 지키기'에 나서며 경영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산업은행은 국민들의 혈세를 투입해 한진칼의 지분 10.66%와 3000억원의 교환사채를 사들여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를 좌지우지할 힘을 갖게 됐지만 한진그룹의 경영개선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한 분위기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경쟁을 벌여온 사모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는 “당장 엑시트(자금 회수)할 생각도 없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한진칼에 대한 공격적 M&A(인수합병)가 어려워졌음을 시사했다.

그레이스홀딩스(KCGI), 대호개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과 엇비슷하게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쟁을 벌였지만 산업은행의 보통주 투자로 상황은 조원태 회장에게 유리한 형국으로 급변했다.

산업은행의 한진칼에 대한 혈세 투입은 조원태 회장과 KCGI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세금을 손해보면서까지 조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해 줘야 하느냐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가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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