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불법촬영, 일명 '몰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00년 7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 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법무부(범죄예방정책국)가 20여년간 누적된 성범죄자 7만 4956명과 재범자 2901명의 특성을 분석한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2013년 412건에 불과하던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는 2018년 2388건으로 5년 만에 5.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사법부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몰카 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하는 추세다.
◆…사진=변호사 곽효승 법률사무소 제공
이러한 가운데 전남 순천 일대에서 성범죄 관련 법률상담을 맡고 있는 곽효승 순천형사변호사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대해 소개했다.
곽 변호사에 의하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한 채 촬영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의거해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인정될 경우 징역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촬영을 하는 것뿐 아니라 해당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하는 것 또한 처벌 대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불법촬영물을 유포했다면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곽 변호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객관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당사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공중밀집장소추행이나 강제추행과 달리 대부분 범행 현장에서 신고 등으로 적발되고 촬영자의 핸드폰·목격자 진술·CCTV 영상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수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설프게 증거 인멸을 시도하거나 무작정 혐의를 부인할 경우 더욱 엄중하게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성범죄는 강력한 수준의 보안처분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 성범죄 예방 프로그램 교육 이수, 비자발급제한, 전자발찌 부착 등의 보안처분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행위자에게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경우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수사기관이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때문에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아무 준비도 없이 구속되면 향후 재판을 대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곽 변호사는 "카메라이용 촬영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 사진을 촬영한 경우여야 한다"면서 "그간 판례를 살펴보면 촬영물이 피해자의 신체 특정 부위를 부각시켜 찍은 것이 아니라 전신이 포함된 배경을 중심으로 촬영한 경우 고의성 내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대법원은 레깅스를 착용한 피해자를 뒤에서 몰래 촬영한 혐의로 2심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은 가해자에 대해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2심 재판부로 돌려보냈(파기환송)는데 재판부는 피해자가 레깅스 등의 착용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옷을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공개된 장소에서 일부 신체를 드러내는 사정이 있더라도 이를 몰래 촬영하는 것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것인지 여부는 개별적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어느 하나의 기준으로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되고 무엇보다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법안 개정으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대한 처벌의 무게가 더해지고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 또한 확대됐다"며 "혐의를 받는 피의자 입장이라면 성범죄 사건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변호사의 도움을 구해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곽효승 형사변호사는 순천 일대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음란물소지죄를 비롯한 각종 성범죄 사건에 대한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순천경찰서 수사민원 상담 변호사,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논스톱 국선변호사,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재판부별 국선변호사,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피해자 국선변호사, 대한법률구조재단 법률구조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