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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수장 전격 교체】

文대통령, 정의용을 외교수장으로 발탁한 배경은?

조세일보 | 허헌 기자 2021.01.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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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바이든 美 신임 행정부 출범 맞춰 새로운 외교 활력 필요"

태산 같은 외교부담 떠안은 '외교 9단'...'남북 관계' 복원이 1순위

정치권 "'외교 9단'통해 대미외교 강화, 내부 기강 확립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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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정권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그 후임자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정권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후임자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그간 '외교부 패싱·고위 외교관 성 추문 사태·왕따 외교' 등 논란 속에서도 교체는커녕 지속적인 신뢰를 보였던 강 장관을 경질한 배경도 관심사지만 올해 우리 나이로 75세인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외교수장으로 발탁한 사유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교착상태 빠진 '남북관계' 복원이 외교안보 1순위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질의를 받고서 미국 신임 행정부와의 관계, 남북 관계,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의 만남 등에 대한 향후 방향 또는 입장에 대해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의 출범으로 북미대화, 그리고 남북대화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전기가 마련됐다"면서 "트럼프 정부에서 이뤘던 성과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가포르 선언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선언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대화를 해나가기를 희망했다.

또한 그간 수차례 언급한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평화구축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우리의 구상을 설명하고, 또 설득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문 대통령의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정 전 국가안보실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전 실장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 외교가에서 '미국통'으로 정평이 나있는 데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직과의 교류가 활발해 전략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의 대화도 무난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일본 정부 관료들과의 네트워크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외교수장 교체에 대해 "강경화 장관이 최초 여성 외교장관으로 3년 이상 장기 부임했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주요국 행정부에 변화가 있었다"며 "이에 외교라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정비하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으로 미루어 외교부 내부 정비 차원의 교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강 장관이 유엔(UN)등 국제무대에서 화려한 역할 수행으로 전격 외교장관에 발탁되었지만 이전 역할 대비 외교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은 물론 외교부 내부 조직 장악에도 크게 미흡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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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3실장 합동 기자회견 모습
좌로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순 (사진=자료사진)

◆ 대미·대일 외교 큰 짐 떠안은 '외교 9단'

또 대미·대일 외교 주요 협의 과정에서 제외되는 등 '패싱' 논란도 일었다. 굵직굵직한 외교 현안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체가 되고 외교부는 부수업무 수행 또는 '패싱'되는 상황도 발생한 바 있다. NSC 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사례도 있어 강 장관의 존재감은 더욱 떨어졌다.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해 9월 북한군에 의한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 때 청와대 긴급 장관회의 때 참석 못한 점과 11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관계 복원'이라는 구상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을 당시 강 장관이 제외됐던 점 등을 들 수 있다. 당시 강 장관은 서훈 안보실장에게 자신의 패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바도 있고, 대일외교 패싱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이 같은 '강경화 패싱'과 '조직 장악 실패' 지적에 대해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그는 특히 "지금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들께서 그렇게 평가하시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평가를 하시면 거기에 합당한 결정을 하실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 내정자의 경우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틀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평가다.

현 정부 출범 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총비서간의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비상시에는 워싱턴 DC로 날아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롯한 미 행정부 고위직과 만나 협상을 벌이기도 하는 등 '외교·안보 현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치권에서도 현 정권 외교실세였던 정 내정자가 7개월만에 다시 외교수장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점에 대해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과 연계해 잠시 주춤한 한미 동맹관계 강화를 위한 교두보 마련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이 정 내정자의 아이디어였으며, 이후 북미대화에 깊숙이 관여해 온 것과 안보실장 재직 당시 미국측 카운터파트였던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자서전에서 남북미 관계를 사실보다는 자기중심으로 풀어나간 점에 대해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같은 뜻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도 전달됐다.

또한 정 내정자가 김정은 총비서를 포함한 북한 고위층과의 소통도 원만한 것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 한미일 고위급 안보협의차 방미한 정 실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정 실장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남북 정상의 판문점 회담은 물론 평양 정상회담 때도 그의 역할이 두드러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김 총비서는 물론 그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정 실장에 대한 신뢰가 매우 강하다는 평가도 남북 고위급 인사들 사이에서 회자되어 온 게 사실이다.

이와 함께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3국 간 대화를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도 정 내정자의 존재감 역시 크다는 평가다. 

학자 출신 또는 국회의원 출신으로 장관직을 맡은 다른 부처와는 달리 외교부는 정통 외교관으로 잔뼈가 굵은 인사가 수장에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0년 이후 장관 면모만 보더라도 윤병세·김성환·유명환·송민순·반기문·윤영관·최성홍·한승수 전 장관 등 모두 외교관 출신이다.

잠시 국회의원 (17대)을 했지만 외무고시(5회) 합격 후 정통 외교관의 길을 걸어온 정 내정자가 75세의 고령이기는 하나 국제정세에 대한 식견과 외교부내 인정받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몰락 일보 직전의 외교부 위상을 바로 세울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권 한 인사는 이번 개각으로 그동안 외교안보를 쥐락펴락했던 연정라인의 입김이 약해지면서 정통 외교관 출신, 특히 바이든 신임 행정부와의 보조를 맞출 '북미라인'의 득세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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