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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출범]①

공수처가 탄생하기까지 25년의 산고

조세일보 | 염재중 기자 2021.0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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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부패방지법 제안부터 2021년 공수처 출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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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진행됐다. (사진 = 연합뉴스)

◆ 1996년 '부패방지법'으로 제안되다

공수처는 1996년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의 '부패방지법' 입법청원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당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부패방지법(류재건 의원 대표발의)에 오늘날 공수처의 의미가 담겨 국회에 상정됐다. 이 법안의 제7장에 공수처에 관한 14개 조문이 공수처법의 연원이 됐다.

고위공직자의 부패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고조된 가운데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국민적 열망을 모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공직비리수사처"를 신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당시 검찰이 공수처 설치시 부정부패를 공정히 수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우려를 근거로 강하게 반발하자 1998년 12월 10일 대표 발의한 류 의원 등에 의해 법안이 철회되는 사태에 이른다.

이어 2001년 제정된 부패방지법에서는 공수처 설치가 제외됐다. 검찰의 강고한 기득권을 넘지 못한 것이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여당 후보인 노무현 후보와 야당 후보였던 이회장 후보 모두 공수처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국회에서도 2002년 신기남안, 2004년 정부안을 내놓으면서 다시 한 번 공수처 설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이 "검찰의 권한 약화를 노린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또 다시 무산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2010년 양승조안, 이정희안, 김동철안, 2011년 주성영안, 박영선안, 2012년 김동철안, 양승조안, 이상규안, 이재오안이 발의됐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2016년 노회찬안, 박범계안, 양승조안이 연이어 발의됐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시민사회의 염원을 안고 시작된 공수처 법안은 정치권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검찰의 강한 반발에 좌초됐다.

◆ 문재인 정부, 공수처법 다시 제기되다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된 보궐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공수처법을 공약으로 제기했고,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고 정부가 출범하면서 2017년 5월 11일 청와대 수석 인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신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노무현 정부때부터 시작된 일이고,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본인의 소신이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은 민정수석의 권한이 아니라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공수처 설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를 촉발했다.

2019년 당시 20대 국회에서 여야는 최대 쟁점인 '비례대표제' 선거구제 도입 문제와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려져 공방을 계속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2019년 3월 15일 박근혜 정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정당득표율을 전체 의석의 50%에 우선 연동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편안에 전격 합의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안을 패스트 트랙에 올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이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요구하면서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하여 반문재인 세력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는 좌익독재"라며 독재 위험에 대해 비난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0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공수처에 대해 "과거에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함께 공약으로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문재인 퇴진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전체주의적이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국회에서 항의 시위를 하며 격렬하게 반대했다.

◆ 우여곡절 끝에 국회 통과

2019년 국회에서 공수처 관련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안과 바른미래당의 권은희 의원 안 등이 각각 발의돼 논의 테이블에 올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 12인이 2019년 4월 26일 발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독립된 위치에서 엄정수사하고 판사,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할 수 있는 기관으로, 고위공직자의 범죄 및 비리행위를 감시하고 이를 척결함으로써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등 10인은 형법 제122조~제133조의 범죄(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범죄)를 모두 포함하는 백혜련안과 달리 형법 제124조~제128조(불법체포·감금, 폭행, 가혹행위, 피의사실공표, 공무상 비밀누설, 선거방해)를 배제하되 백혜련안에 포함돼 있지 않은 변호사법 제34조 제1항(사건수임에 관한 금지사항), 제109조 제1호(변호사 아닌 자의 법률사무 취급 및 알선에 대한 벌칙)를 포함하고 국회 인사 청문을 거쳐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으로 2019년 4월 29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후 독립성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자 공수처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의당의 윤소하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수정안을 2019년 12월 30일 국회에서 가결하여 완성된 안을 더불어민주당과 군소정당이 '4+1'협의체를 구성해 자유한국당이 요구한 무기명투표안이 부결된 직후,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국회법에 따라 전자투표방식으로 표결 통과되어 법안을 정부에 송부했다.

정부는 2020년 1월 7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심의, 의결하여 공수처 법안을 공포했다.

◆ 국민의힘 반대와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

당초 공수처법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20년 7월에 공수처법이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의 반대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구성이 미뤄졌고, 이후 가까스로 후보추천위가 구성됐으나 국민의힘 추천위원의 반대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공전되면서 공수처 출범은 계속해서 미뤄져 왔다.

결국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개정해 7명 중 6인의 찬성이던 비토권을 3분의 2로 완화한 공수처법 개정안이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장을 선임할 수 없는 비토권으로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자, 다수당인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개정해 '5분의 3'으로 완화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12월 15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됐다.

◆ 공수처장 후보자로 김진욱 헌법재판연구관 선출

공전을 거듭하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12월 18일 5차 회의를 소집해 공수처장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2월 17일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인 임정혁 변호사가 사퇴하면서 추천위원 결원을 보충해야 하는지 문제가 제기됐다. 여야 추천위원들은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당초 18일 열기로 한 회의를 28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후 12월 24일 국민의힘 후보 추천위원으로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추천돼 후보 추천위가 다시 가동됐다.

결국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28일 회의에서 진통 끝에 위원 5명의 찬성을 얻은 2명의 후보자를 최종적으로 선출했다.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 된 것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30일 최종적으로 김진욱 선임헌법연구관을 초대 공수처장에 지명함으로써 공수처장 후보자 문제는 일단락됐다.

문 대통령은 2021년 1월 4일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해 국회에 제출했고,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는 1월 5일 청문준비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인사청문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 공수처장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를 상대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 의결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월 7일 이 소 제기를 각하했다.

마침내 1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됐고, 여야 의원들의 공방 속에 김진욱 후보자에 대한 검증 절차까지 마친 상태다.

20일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후 문 대통령의 임명안이 재가되면 21일부터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진욱, "온전한 수사체 완성까지 2달은 걸릴 것"

공수처 준비단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임명안이 재가되고 21일 임기가 시작되면,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취임식과 현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김 후보자 임명 직후 사무처리를 위한 행정직원 10이 행정부에서 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장 1명, 공수처 검사 23명, 수사관 40명 등의 인선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수사체가 완성된다.

차장은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재직 15년 이상의 경력이 조건으로, 처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청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검사는 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야 한다. 위원회는 여당 추천 2명과 야당 추천 2명이 참여하는데, 국민의힘 측에서 공수처 출범을 지연하려고 마음 먹는다면 야당 몫 위원을 늦게 추천할 수도 있어 또 다시 출범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수처가 온전히 수사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2달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곳곳에서 분출될 소지가 다분한 공수처 출범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활동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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