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입자 보험료 부담 늘어…병원 이용 적으면 전환 유리
비급여 치료 선호, 병원 자주 이용자 4세대로 이동할지 의문
◆…사진=DB
새로운 실손의료보험이 적용된 보험상품이 오는 7월 출시된다. 보험업계는 제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존가입자들의 계약전환 등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28일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법 및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이 다음달 16일까지 입법예고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실손의료보험이 적용된 보험상품이 오는 7월 예정대로 출시될 전망이다.
실손보험은 2019년 기준 3870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민의 사적 사회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수행,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 불리고 있다. 그러나 1999년 최초 출시 당시 자기부담금이 없는 100% 보장 구조 등으로 과다 의료서비스 이용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2017년 착한 실손이라 불린 제3세대 실손보험에서 보장구조를 바꾸는 등 지속적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되고 보험회사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돼 근본적 개선이 추진된 것이다.
개정안에 포함된 제4세대 실손보험의 주요 내용으로는 급여·비급여 분리와 자기부담금 인상을 통한 보험료 인하, 비급여 특약 분리·비급여 보험료 차등제 도입, 재가입 주기(보장 내용 변경 주기)를 기존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 등이 있다.
금융위원회 보험과 남명호 사무관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후 4월에는 감독 규정 개정을 통해 표준약관 개정되면 7월에는 문제없이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며 “출시에 맞춰 기존 계약자가 새로운 상품으로 전환할 경우를 대비해 쉽게 전환하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등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으로 인한 누적 적자액을 해결하는 대책이 포함돼 있지 않아 조금 아쉽다면서도 제3세대 착한 실손보험보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된 제4세대 실손보험을 대체로 반기고 있다.
업계는 기존 가입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가입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의료서비스 과다 이용자들과 일반 소비자들과의 보험료 형평성 유지를 위해 변경된 제도인 만큼 착한 실손 가입자 뿐 아니라 그 이전 가입자들의 경우도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가 커지기 때문에 4세대로 넘어올 유인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 정성희 실장은 “이전 계약자들은 앞으로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다. 1살이 많아질수록 3~4% 상승하며 60~70대가 되면 그보다 더 높아진다”며 “실손보험 보험료의 상당부분이 질병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 부담은 계속 높아진다. 이 경우 넘어올 유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보험료 할인이 매력적이란 의견도 있다. 비급여 의료서비스 이용량과 연계된 보험료 차등제이므로 병원 이용횟수가 적은 대다수의 가입자는 보험료 할인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서비스 이용횟수가 적은 가입자의 경우 착한 실손과 비교해 보험료가 조금 더 저렴해진다”며 “병원에 안가는 사람들에게 할인폭이 더 크게 적용되는 만큼 장점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가입자들의 이동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입장도 존재한다. 비급여 치료를 선호하는 이용자나 병원을 자주 가는 가입자들은 장기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하며 4세대 실손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실손 청구와 비급여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동네 의원의 비급여 치료를 선호하고 의료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들은 전환할 이유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