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매출·영업익 소폭 개선세는 긍정적
이자비용·환차손 등 6분기째 순이익 적자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0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이 2년째 이어진 공급불안 이슈에 따른 원재료값 급등과 코로나19 글로벌 대유행 장기화 등 최악의 업황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80% 가까이 줄어든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나마 영업이익이 1년간 매분기 소폭이지만 반등하는 흐름을 이어갔고 외형도 점차 회복세를 보인 부분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외수지의 지속적인 악화로 6분기째 순손실이 지속됐다.
◆…현대제철 최근 5년 연간 영업실적. 2020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8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8조 234억원, 영업이익 730억원, 당기순손실 4401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이 12.1%, 영업이익이 78.0% 줄어들었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0.4%로 1.2%p 하락했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던 이 회사는 원자재가 부담 증대와 코로나19로 수요산업 부진까지 길어지면서 불황의 터널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19년 4분기 현대차그룹 합류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매 분기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이익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매 분기마다 조금씩 회복세를 내비쳤고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4조 7806억원, 영업이익 554억원, 당기순손실 26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교해 매출이 0.9% 줄고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된 실적으로 전분기 대비로는 순이익 적자가 지속됐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 66.0%씩 증가했다.
순이익의 경우 매년 막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하며 4분기 다소 악화되는 흐름을 지속해왔는데 최근 6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작년 4분기 손실폭이 더욱 커져 연간 첫 순이익 적자를 냈다. 4분기 연결기준 영업외손실만 3514억원으로 누적 5769억원까지 확대됐다. 3분기까지 영업외수지 악화 요인으로 꼽히던 환차손이 별도기준 3분기 205억원에서 4분기 113억원 이익으로 개선됐지만 영향을 미치긴 어려운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와 국내 수요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됐고 사업구조 효율화로 전체 생산량이 줄어 실적이 부진했다"며 "코로나19 영향에 상반기 주요 해외법인이 셧다운(Shut down) 된 부분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글로벌 경제회복에 맞춰 생산·판매활동이 재개되면서 매출·수익성이 개선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부진한 사업군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사업구조 효율화를 목표로 박판열연, 컬러강판 등 경쟁력 약세 부문의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저수익 사업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은 올해도 이뤄질 수 있다는 방침이다.
원자재 가격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부분에 대한 해결도 숙제로 꼽힌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고로(용광로)의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2019년 상반기 120달러 고점을 찍고 작년 상반기까지 점진적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재차 가격이 뛰며 12월 평균 톤당 15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이 불리할 때 효자역할을 했던 전기로의 철스크랩도 지난해 8월 톤당 26만원 수준을 기록한 뒤 12월 31만 5000원까지 올랐다.
이에 올해는 원자재 가격상승분을 제품가에 적극 반영하고 고부가 제품에 대한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측은 "세계 수요회복 속 브라질 등 공급 회복이 지연돼 원재료값이 강세를 보이지만 이는 시장에서도 알고 있는 부분인 만큼 상반기 중 제품가격에 반영토록 협상할 것"이라며 "3기신도시 등 국내 건설공사 확대로 봉형강 제품 신규 물량도 견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철스크랩 가격 상승을 시장에서 받아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