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늘어…신흥국의 철강·화학 규제가 66%를 차지
앞으로도 "녹색규제와 미래산업 내 무역 투자장벽 도입 확대될 것"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작년 말 기준으로 26개국이 288건을 시행했다고 집계했으며 앞으로도 그린·디지털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4일 발표된 코트라 '2020년 하반기 대(對)한국 수입규제 동향과 2021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미국, 인도 등 26개국이 한국에 대해 228건의 수입규제조치를 적용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상반기에 대비해서 규제국가 수는 2개국 감소했으나 건수는 2건 늘어났다.
◆…<對韓 수입규제 추이 출처 = 코트라>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도에 117건이었던 규제는 2020년도 상반기에 226건까지 늘어났다.
집계에는 현재 조사 중인 48건도 포함됐으며 반덤핑이 164건(72%), 상계관세가 10건(4%), 세이프가드가 54건(24%)의 비율로 나타났다.
미국이 가장 많은 46건의 규제를 시행했으며 다음으로 인도(33건), 중국(16건), 터키(14건), 캐나다(13건) 순이다.
하지만 미국·EU·캐나다 등 선진국이 77건으로 34%를 차지한 반면 신흥국이 150건을 시행해 66%나 차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주로 철강·화학제품 등의 중간재를 표적으로 한 규제가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철강·금속과 화학에 관한 규제가 각각 110건(48%), 53건(23%)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외에는 플라스틱·고무 19건(8%) 그 외에는 섬유·의류 17건(7%), 전기·전자 8건(4%), 기계 1건(1%), 기타 20건(9%)이다.
이어 보고서는 앞으로도 그린·디지털 경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탄소 국경세 등 전 세계적으로 녹색규제와 미래산업 내 무역 투자장벽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자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이라는 명목으로 바이아메리칸, 탄소 국경세 등 노동자·환경 제조업 우선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상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치·경제 사안과 관련해 상대국의 압박카드로 수입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신규로 시행한 수입규제(7건)는 모두 무역분쟁을 겪고 있는 미국과 호주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나 강경 매파인사 캐서린 타이를 USTR 대표부로 지명하는 등 미국의 강경 통상 정책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통상감찰직(Chief Trade Enforcement Officer)을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무역협정 이행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노동 분야, 제3국 불공정 무역행위를 중점적으로 감찰해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를 대상으로 통상압박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