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오스틴 신임 국방장관이 재검토 주도
국방부 "재배치 검토 과정에서 동맹과 함께 상의할 것" 천명
아태지역 미군 재배치 여부에 관심...트럼프 정책 전환 가능성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부처로 국무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각)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전 세계 미군 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미군 배치태세와 관련한 재검토를 진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도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6일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가 이같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4일 취임 후 첫 부처로 국무부를 방문해 '미국의 세계적 위상 복원'이라는 주제로한 연설에서 "미국이 돌아왔다. 외교가 돌아왔다"고 말하며 국무부 참모진들을 향해 "당신들이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안보를 고려해 전 세계적인 미군 배치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독일에서 계획된 미군 철군은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미군의 수를 줄였다. 이어 독일에 배치된 미군의 3분의 1을 철수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 동맹국들은 주독 미군 감축 계획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VOA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전 세계 미군 배치태세 재검토는 아만다 도리 정책차관 대행이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의 긴밀한 조율 아래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중순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는 전 세계 미군의 배치태세, 자원, 전략과 임무에 대한 재검토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날 성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무부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군의 주둔이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순위에 적절히 부합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힌 직후 나왔다.
그는 특히 검토 과정에서 동맹과 함께 상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유럽과 아프리카에 걸쳐, 미 본토와 서태평양 지역까지 국가 크기를 막론하고 오래됐거나 새로운 동맹 또는 우방과 미국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평화와 안보에 군이 최종적 수단일 수도 있지만 외교가 가장 먼저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방부의 이번 재검토는 전 세계 미군 주둔기지를 대상으로 하며, 항공모함 등 순환배치 전력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커비 대변인은 밝혔다.
전 세계 미군 배치태세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미 진행 중이었던 사안으로, 지난해 7월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속한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대상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연설에서 아태지역 미군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이번 검토로 지역 내 미군 배치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나드 샴포 전 주한 미8군 사령관은 5일 VOA에 “바이든 행정부도 2018년 국방안보전략의 계승을 표명했고, 관여했던 전구사령관 등이 바뀌지 않은 만큼 관련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셈법은 어느 정도 연속성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군의 배치태세 검토 과정은 최고 수뇌부가 던지는 특정 전제를 바탕으로 세부 분석 작업이 이뤄진다”며 “전임 행정부가 강조했던 전제들이 수정된다면 일부 결과도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아시아에 배치된 미군 병력의 감축을 모색해온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재검토는 그와 같은 방향성을 일부 수정하기 위한 신호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계했던 병력 감축 움직임과는 별개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신속배치나 역동적 병력 전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