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코로나19의 3차 유행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상품 수출이 늘며 경기 부진을 일부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KDI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全) 산업생산은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위축되면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마이너스(-) 0.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숙박·음식점업(-17.1→-39.5%) 등 영업이 제한된 업종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커졌다.
1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의 경기 상황)는 98.9로 전달과 비슷했으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앞으로의 경기 흐름)는 소폭 상승(102.5→103.0)했다. KDI는 "1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완화되고 대외수요도 개선세를 지속하며 경기 관련 심리지표가 다시 상승했으나, 강화된 방역 조치가 유지됨에 따라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는 당분간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12월)은 전달(-1.5%)보다 낮은 –2.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3차 유행으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의복 등 준내구재와 대면서비스업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노동시장의 기상도도 흐렸다.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에 비해 62만8000만명이 줄어들며 전달(-27만8000명)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28만7000명→-62만6000명)이 부진이 가장 심했다. 이에 따른 계절조정 고용률(15세 이상)은 전달보다 0.6%포인트 하락한 59.6%를, 계절조정 실업률은 같은 기간 0.5%포인트 상승한 4.6%를 기록했다.
대외 상품 수요의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은 고무적이다.
1월 수출은 전달(12.6%)에 이어 11.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조업일수가 배제된 일평균 수출(7.9→6.4%)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1.7%), 무선통신기기(58.0%), 자동차(40.2%) 등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달(5.4%)과 유사한 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13.7%)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38.2→37.0%), 일반기계류(21.8→22.1%)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전달(13.1%)보다 증가폭이 소폭 늘었다. 선행지표인 1월 자본재 수입액이 전달(26.3%)보다 높은 46.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설비투자의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건설투자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선행지표는 전달에 이어 개선되는 모습이다. 12월 건설기성(불변)은 전달(1.7%)보다 낮은 –2.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토목부문(-0.1→1.9%)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건축부문(2.4%→-4.8%)이 감소한 영향이다.
그러나 미분양주택 수(2만4000호→1만9000호)가 감소하고 주택착공이 누적 기준(1~12월)으로 전년에 비해9.9% 증가하면서 선행지표는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자료 K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