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찾아...유가족 위로
文 "이제는 진짜 후배들에게 맡기고 훨훨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유가족, 고인의 생전 당부말씀 담긴 영상과 책1권 문대통령에 전달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선생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타계한 고(故) 백기완 선생(민주운동가)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전 9시 17분에서 27분까지 10분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검정색 정장에 같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문 대통령은 장례식장에서 영접 나온 양기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의 안내에 따라 빈소로 이동해 묵념 후 고인의 영정 앞에 국화를 올렸다. 이어 술잔을 올린 뒤 절을 했다.
문 대통령은 장남 백일 씨, 장녀 백원담 씨, 차녀 백미담 씨와 삼녀 백현담 씨 등 유족들에게 다가가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상주인 백일 씨를 바라보면 "아버님하고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었다"고 했고, 이에 백일 씨는 "난북 정상회담, 해방 통일,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해 가지고 아버님 살아생전에 뵈었으면 더 좋은 말씀해 주셨을 텐데…"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제는 진짜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다"라고 위로했고 장녀인 백원담 씨는 "아버님이 세월호 분들 가장 가슴아파하셨는데,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의 구조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되고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지만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속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백기완 선생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백기완 선생이 입원한 뒤 문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통일에 대한 당부 말씀이 담긴 휴대폰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 시청후 문 대통령은 함께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게 이 영상을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장녀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백기완 선생이 남긴 선물 의미 설명하며 하얀색 손수건과 책 1권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아버님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 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가 고향이시니까, 꼭 가고 싶다고 이걸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다"면서 "이건 마지막에 쓰신 책이라서, 이것은 아버님의 모든 사상이 여기에 담겨 있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대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은 "모든 시민들의 뜻을 모아 지금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다"면서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말씀을 못하시고 대화를 하실 때 글로 쓰셨다. 마지막 글이 '노나메기 세상이었지만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올바로 모두가 잘사는 세상' 그래서 특별히 관심 가지신 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그리고 '김진숙 힘내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송경동 시인이 사십 며칠 동안 단식을 했던 일이 있지만 코로나 이 상황에서 가장 힘없고 길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이 내몰리는 현실에 너무 가슴아파하셨다"며 "각별히 선생님께서 마지막 뜻이기도 하시다"라며 각별히 관심을 부탁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조문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유영민 비서실장, 유연상 경호처장,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이 함께 했다.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영면했다. 향년 89세.
1932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태어난 백기완 선생은 1950년대부터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에 매진하며 한국 사회운동 전반에 참여한 진보진영의 큰 어른이었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이며 장지는 남양주시 모란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