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17일 영장심사 뒤 구속
법원 "범죄 의심 상당한 이유 있고, 증거인멸 염려돼"
SK네트웍스 측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 구속돼 당혹"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1000억원대의 횡령·배임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검찰이 파악한 최 회장의 혐의 상당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최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원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피의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가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있다"며 "범죄의 규모 및 관련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1부(전준철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최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배임)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SK네트웍스와 계열사들을 동원해 형성된 최 회장의 비자금이 해외로 흘러들어갔다고 보고 법인 자금이 유출된 정황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네트웍스가 지난해 1월 1000억원대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인위적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최 회장에게 시세조종 혐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자사주 221만여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가 SK네트웍스를 둘러싼 200억원 규모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관련 내용을 검찰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이에 검찰은 2년 동안 계좌추적 등 내사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최 회장의 주거지와 SK네트웍스 서울 본사, SKC 서울 본사 및 수원 공장, SK텔레시스, SK매직, 워커힐 호텔 등을 압수수색 했다.
이날 최 회장이 구속되자 SK네트웍스 측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시기에 이 같은 상황을 맞게 돼 당혹스럽다"며 "이사회 및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자 선경그룹을 창업한 고(故)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다.
SK네트웍스의 전신은 1953년 최종건 회장이 세운 선경직물로, 정보통신 유통업, 무역업, 자동차 렌털, 워커힐호텔 운영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