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강력범죄 의사 면허취소법' 반발
변호사, 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 금고 이상이면 면허 정지
더불어민주당이 소위 '강력범죄 의사 면허취소법'에 반발하는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특권적 지위를 내세우지 말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에게는 살인자도, 성범죄자도 아닌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의협의 반발에 대해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의사협회가 백신접종 중단 등 총파업 가능성까지 표명한 점에 대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명백한 협박이자,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대다수 의료진의 헌신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까지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형기만 마치면 환자를 진료할 수 있었다. 직무 관련 범죄가 아니면 사람을 죽여도, 강도를 저질러도, 성폭행을 해도 괜찮았다"며 "이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수면내시경을 받으러 온 여성 환자를 전신마취 후, 수차례 성폭행했던 의사 역시 평생 의사여야 한다는 것이냐"며 "당시 의협이 해당 의사에게 내렸던 징계는 고작 회원 자격정지 2년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법무사, 변리사 등 다른 전문직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일정 기간 면허가 정지되며, 국회의원 역시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하고 선거에 나갈 수 없다"며 "의사 면허는 '강력범죄 프리패스권'이 아니"라고 날을 세웠다.
강 대변인은 과도한 입법이라는 의협의 주장은 엄살에 불과하다며 "이번 법안이 의사 면허를 영구적으로 취소하는 것도 아니고, 의료법에 따라 재교부 금지 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복지부에 접수된 의료인 면허 재교부 신청 총 130건 중 98.5%가 재교부 승인을 받았다"며 "취소된 의료인 중 대다수가 면허를 다시 받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죄를 지어도 봐달라'는 뻔뻔한 태도와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는 초특권적 발상과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를 언제까지 용인할 수 없다며 "국민에게는 권리가 있으며,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자, 국회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의사의 직업윤리일 것이라며 의사협회의 반발에 대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사협회는 이 법안이 의료인의 결격사유를 의료와 관련된 범죄에서 모든 범죄로 확대함으로써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의협의 김대하 대변인은 법을 잘 지키면서 사는 대다수의 선량한 의사들은 살인범이나 성폭행범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살인이나 성폭행을 하고 싶어서 이 법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라며, 직무와 무관한 사고나 법에 대한 무지 때문에 졸지에 면허를 잃고 나락에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의료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국회 법사위에서 법안의 문제점을 전달하고 의료계의 우려가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