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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억울해요"…국민권익위, 잘못 부과한 세금 1047억 구제

조세일보 | 이희정 기자 2021.03.0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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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세금 잘못 부과하면…시정권고·의견표명

최근 3년간, 국세 1017억원·지방세 30억원 고충처리

고충민원 1위 종합소득세…2위 부가세, 3위 양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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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클립아트코리아)

#. 92세인 A씨는 소유하던 토지를 매도하면서 토지대금을 바로 받는 대신, 매수인이 다세대주택을 신축해 분양한 뒤 그 돈으로 대금을 치르겠다는 말을 믿고 조건부로 토지를 매도했지만 돌아온 것은 종합소득세 수억원이었다.

매수인이 A씨가 분양계약자인 것처럼 서류를 작성했고 국세청이 이를 그대로 믿고 세금을 부과한 것. 억울했던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권익위는 국세청에 이를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국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듣고 해결해주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세금문제까지 나섰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3년간 조세 분야에서 제기된 고충민원 724건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약 1047억원 상당의 국세와 지방세 부과·징수 처분을 바로잡았다고 2일 밝혔다.

국민권익위는 과세관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하였거나 강제징수 절차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세금을 감액하거나 납부의무를 소멸시키도록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3년간 접수·처리한 3169건의 조세 분야 고충민원 중 246건에 대해 시정권고 또는 의견표명 해 이 중 199건이 수용됐다.

그 결과 555억원의 국세와 지방세가 감액되거나 납부의무가 소멸됐고 기관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해결된 고충민원도 525건(세액기준 492억원)에 달한다.

국세 분야 고충민원은 총 589건·1017억원, 지방세 분야 고충민원은 총 135건·30억원이 각각 해결됐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종합소득세 438억원(41.8%), 부가가치세 154억원(14.7%), 양도소득세 140억원(13.4%), 증여세 135억원(12.9%), 법인세 35억원(3.3%), 재산세 10억원(1.0%) 등이다.

해결된 고충민원을 신청 취지별로 살펴보면 부과된 세금의 감액 또는 이미 납부한 세금의 환급을 요구하는 민원이 365건(세액기준 407억원)이었다.

체납된 세금의 납부의무 소멸 등 부당한 징수 행정과 관련된 민원이 262건(세액기준 640억원), 압류된 재산의 신속한 공매·추심을 요구는 민원 또는 출국금지 일시 해제 등 세금 체납에 따른 불이익을 구제해달라는 민원 등이 97건이다.

권익위가 공개한 고충민원 사례에 따르면 중국교포인 B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및 주주가 되어달라는 고용주의 부탁을 받고 여권과 인감증명서를 건네줬지만 주식회사가 법인세 등 국세 1억1000만원을 납부하지 못하자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됐다.

이에 B씨는 근로소득만 수령했으며 외국인임에도 우리나라에 입국해 곧바로 법인의 대표이사가 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 국세청에 실제 과점주주를 확인한 후 B씨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을 취소하도록 권고했다.

C씨의 경우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종소세를 납부하지 못해 2004년 11월 C씨의 예금을 압류했다가 2019년 100만원을 추심한 후 압류를 해제했다.

권익위는 과세관청이 지난 2004년 예금채권을 압류한 후 14년간 추심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했고 과세관청이 추심시기를 임의로 결정함에 따라 소멸시효 기산일이 변경되는 등 법적 안정성을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세청에 C씨가 체납한 세금의 소멸시효를 완성조치하도록 시정권고했다.

안준호 국민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국민이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과세관청이 잘못된 과세·부당한 징수에 대해서 이를 인정하고 스스로 시정하는 것이 납세자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며 "국민권익위는 선량한 납세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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