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취득세 예측 오차율 38%
작년엔 초과세수 2.8조…집행도 못해
올해 예측치, 최근 3년 결산액보다 적어
"증대된 세수입, 행정서비스로 제공해야"
◆…매매, 전세 등 매물 정보 안내문이 붙어있는 서울 시내 부동산 모습.(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시가 거둬들인 취득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3조원 가까이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경제가 역성장(-1.0%) 늪에 빠진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호황 탓에 지방곳간은 오히려 풍족해진 셈이다. 코로나발(發) 경기침체에 씀씀이를 늘려야 하는데도 거꾸로 나랏돈 수 조원을 곳간에 쌓으며 사실상 '긴축 정책'을 펼친 것이기에, 재정운용 원칙에 크게 벗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2021년 서울시 취득세 예산 및 결산 비교, 단위: 백만원,%. 자료 나라살림연구소)
3일 나라살림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시 취득세 결산액(실측치)은 7조5000억원으로, 예산액(예측치)보다 2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세수추계 오차율(예산과 결산 차이)은 무려 61.25%다. 2019년 결산치인 5조6000억원 보다도 적은 수치였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추이를 보더라도 취득세수는 지나치게 과소추계된 모양새다. 2016년엔 예측치보다 1조6000억원이 더 걷혔고, 2019년엔 1조3000억원 초과세수가 발생했다. 이 기간 오차율은 38%에 달했다.
세수 추계가 들쑥날쑥 하게 되면 재정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계획성 있는 경기대응이 어렵다는 소리다. 실제 작년 초과세수(2조8000억원)만큼 세출예산이 편성되지 못하고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했다. 부동산 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올해 취득세수는 5조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2019년·2018년·2017년 결산액수 보다도 적은 수치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19를 대비하는 등 재정지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2조8000억원의 예산이 지출되지 못하면서 그만큼 예산사업을 편성하지 못하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며 "초과세수에 따라 발생한 순세계잉여금 만큼 시민들은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방재정법에선 일일세입 세출 현황은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서울시 등 세입현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지자체가 다수 존재한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매년 수 조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하는 악순환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조만간 세입현황 공개 정도를 분석·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다고 한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시 등 지방정부가 실제 존재하고 내부적으로는 파악가능한 세입자료를 본예산 또는 추경예산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회계의 충실성 원칙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며 "증대된 세수입은 세출예산 편성을 통해 시민들에 행정서비스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