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동산 투기 수사 전문성 갖춰..'검찰에 맡겨야' 동의 못해"
국수본, 5일 '부동산 투기사범특별수사단' 꾸려...고소·수사의뢰 등 조사
변창흠, 내부직원 두둔에 '이낙연-정세균' 질타…"철저한 조사" 지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초대 국수본부장으로 임명된 남구준 본부장으로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 수사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이 한국토주지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명감을 갖고 수사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의 경찰 수사 역량 부족 지적에 반박한 셈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임 후 첫 정례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경찰이 부동산 불법 투기 등 관련 수사에 전문성을 갖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국수본부장은 이어 "과거 1·2기 신도시 투기 수사 당시 컨트롤타워는 검찰이 맞지만 관련 부처가 파견가고 경찰도 같이 참여했다"며 "상당수 성과가 경찰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그동안 부동산 특별 단속을 계속했고 역량을 축적했다"며 "검찰에 이번 수사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경찰의 수사 역량을 믿어줄 것을 강조했다.
국수본은 지난 2일 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사흘 뒤인 5일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을 꾸렸다. '특별수사단'은 국수본 수사국 내 반부패수사과와 중대범죄수사과, 범죄정보과는 물론이고 3기 신도시 예정지를 관할하는 경기남부경찰청·경기북부경찰청·인천경찰청 등 3개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등으로 편성됐다.
현재 국수본은 한 시민단체가 불법 땅 투기 의혹으로 LH 임직원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및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은 "특별수사단을 발족하고 범죄정보과도 동원했다"며 "첩보를 발굴해서 다방면으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선 "정부합동조사단이 전수조사 중이고 경찰은 고소·고발에 대한 일부 수사에 들어가 있다"며 "지자체가 기초조사를 해서 수사 의뢰가 들어오는 게 있으면 배정해서 수사를 한다"고 부연설명했다.
국수본의 이번 사건 수사의 관건은 '투자'와 '투기'의 '회색지대(gray area)'를 명확하게 조사해 일체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지난 4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MBC 기자에게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며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짓"이라며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신도시 개발 정보를 얻어서 보상받기 위해 땅을 구입한 게 아니다"라며 "2025년 이후 민간 개발될 걸로 알고 땅을 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LH 직원들의 해명발언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을 맞았다.
MBC 보도후 SNS 등에서 변 장관을 질타하는 글들이 빗발치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변 장관을 불러 호되게 질책했다. 이 대표는 이례적으로 변 장관 질책 내용과 관련해 "국토부와 LH의 자세에 대해 심할 정도로 매섭게 이야기했다"며 "추호라도 그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언동은 절대로 안 된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이 대표의 질타와 여권에서조차 경질론이 나오자 뒤늦게 자세를 낮추며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남 본부장을 정부서울청사 집무실로 불러 "정부합동조사단은 민간에 대한 조사나 수사 권한이 없어 차명거래, 미등기 전매 등 불법행위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별수사단을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로 확대 개편해 공직자를 포함해 차명거래 등 모든 불법·탈법적 투기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강력 지시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 사건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의 핵심 수사 영역으로, 경찰 수사역량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새로 출범한 국수본이 시험대에 올랐음을 명심하고, 모든 수사 역량을 집중하라"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