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년간 한국 국방비 예산 증가율 반영해 증액키로 최종 합의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개시 이후 1년 6개월만의 결과
◆…4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협상팀이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은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올리고, 향후 4년간 매년 6%대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방위비협상을 개시한 지 1년 6개월만의 타결이다.
한국과 미국은 이 같은 내용의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5∼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9차 회의에서 타결했다고 외교부가 10일 발표했다.
우선 올해 13.9% 인상은 작년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한 것이다. 지지난해와 동결된 지난해 1조389억원에서 1조1천833억원으로 약 1천444억원 증액인 셈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로 한미동맹의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방위비 협상을 1년 6개월 만에 마무리하게 됐다. 11차 SMA는 2020∼2025년 6년간 적용된다.
올해부터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중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75%에서 87%로 12%포인트 인상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지급한 인건비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게 지급된 생계지원금 3천144억원을 제외한 7천245억원을 지급한다.
이후 2022∼2025년은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반영해 인상하게 된다.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국방비는 매년 평균 6.1% 증가하는 것으로 잡혀있어,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2025년 분담금은 1조5천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8차 SMA(2009∼2013년)와 9차 SMA(2014∼2018년) 때 인상률이 전전년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되 최대 4%에 묶여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높아진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50% 증액한 13억 달러(약 1조5천900억원)과는 큰 차이를 보인 셈이다.
외교부는 주한미군 분담금 타결과 관련해 "한미는 이번에 합의한 SMA가 한미동맹의 발전과 연합방위태세의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주요 동맹 현안을 조기에 원만하게 해소함으로써 굳건한 한미동맹의 건재함을 과시했다"고 자평했다.
한미는 합의문 가서명을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오는 17∼18일로 추진 중인 방한때 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