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동물등록법 부진, 표준진료제 도입 등 현안 해결 시급
보험업계 "펫보험 시장 활성화되지만 장미빛 전망 경계해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1~2인 가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험업계에 의하면 반려동물의 보험가입률은 1% 미만으로 반려동물의 양적 증가에 비해 펫보험 시장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펫보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보험업계의 전망을 무색케 하고 있다. 업계는 펫보험 시장이 정체된 주된 요인으로 반려동물 등록제의 부진한 성과와 표준진료제 도입 지연 등을 지목했다.
동물등록제는 2014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동물을 소유한 사람이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동물 체내에 삽입 후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부착하고 시·군·구청에 등록하면 해당 시·군·구청이 동물등록증을 발급해 준다.
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 관리 체계 선진화의 일환으로 데이터 수집 등을 용이하게 해 상품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부진한 동물 등록으로 인해 데이터 집적에 별 도움을 못 줬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표준진료제는 동물병원마다 진료의 표준화가 되지 않아 진료의 범위, 대상, 진료비 등 상이한 부분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일부 동물병원이 과다한 의료행위를 제공하거나 의료비용을 높게 책정하는 등의 문제를 발생시켜 왔다며 표준진료제 도입을 촉구해 왔다.
보험업계는 지난달 개정된 동물등록법과 표준진료제 법안 상정 추진 등으로 정체됐던 펫보험 시장에 활기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반려동물 등록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동물판매업자가 구매자 명의로 등록 신청을 하고 판매하도록 법을 개정, 시행했다.
앞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려는 사람들은 의무 등록하도록 시스템이 변경돼 보험업계는 등록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표준진료제도 법제화가 진행돼 심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이 상정되면 4월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유예기간을 거쳐 세부적인 표준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과 김정주 사무관은 “표준화를 통해 진료비 예측이 가능해지고 보험사의 보험가 산정이 정확해지면 보험료가 하락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병원마다 차이를 안내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산재됐던 문제가 다소 해결된 것에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 될 거라는 장미빛 전망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된 동물등록은 신규 반려동물 입양자들에게 적용되는 사항으로 기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선택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표준진료제가 도입돼도 통상 2년간의 유예기간이 존재해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활성화 되어야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을 위한 경험 데이터가 축적이 가능하다”며 “법이 바뀌었다고 등록이 급증하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 역시 바로 축적되긴 어렵다.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업계 전문가들도 반려동물보험 시장이 다양한 문제들로 엮어 있어 지금 폭발적으로 성장하긴 힘들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장 확대를 대비해 반려동물 등록을 유도해 등록제 실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의견 교류를 통해 새로운 니즈를 발견하고 적합한 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험사 입장에서 사고 확률, 추정 피해액, 견종당 보상액 등 데이터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보험상품을 만드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대비해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위한 데이터 집적 등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