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2025년까지 5조 투자·조지아주 공장 인수 참여"
SK이노베이션 "실체 없는 투자계획…미국 사회 거부감만 부른다"
◆…SK이노베이션/LG에너지솔루션 CI.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분쟁의 공이 미국 행정부로 넘어간 가운데 장외 공방에도 불이 붙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5조원 규모 미국 추가투자를 발표하고 SK의 조지아주 공장 인수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SK이노베이션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 뒤 LG에너지솔루션이 미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계획 발표에 이어 사실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사회의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이는 언론이 분석하는 바와 같이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결국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가 미국이든 어디든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것은 그 회사의 결정으로 SK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면서도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실제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고자 미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거부감만 증폭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7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는 "이 계획에 따라 상반기까지 현지에서 최소 2곳 이상의 후보지를 선정하고 이후 사업 적합성 검토와 이사회 의결과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라며 "70GWh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게 되면 직접 고용인원 4000여명과 공장 건설 기간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1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10년간 SK배터리 수입을 금지한 ITC 결정을 거부해달라'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주 출신 상원의원에게 향후 SK가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공장을 외부 투자자가 인수할 시 파트너로 참여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LG가 독자적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공장건설 후보지도 발표하지 않은 것은 한미경제협력과 미 친환경 정책의 파트너가 돼야 할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행동으로 해석된다"면서 "조지아주 출신 상원의원에게 사실관계를 왜곡한 서한을 보내 비난한 것은 조지아주와 SK간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SK측이 협상에 미온적이고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현지 이해관계자들에게 매도한 행위는 실망스럽다"며 "협상에 관해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지만 이달 초에도 양측 고위층이 만난 적 있고 LG측이 동의한다면 협상 경과 모두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다음달 11일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폭스바겐이 한국산 배터리의 주류였던 파우치형이 아닌 중국 각형 배터리 선택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우치형을 공급하는 주 고객사인 SK와 LG 양쪽에 모두 악재가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부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와 달리 SK는 파우치형 배터리에만 힘을 쏟고 있어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시각도 제기돼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경제와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보다는 미 대통령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의 당사자들만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