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성 중독’에 무게 두는 당국 발언에 논란 가열
상원의원 덕워스, 워녹 등 “인종적 동기 있어 보여”
애틀랜타 방문한 바이든, 성명 통해 인종적 증오 범죄 방지 강조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벌어진 스파숍 앞에서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들고있다 <사진 로이터>
사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 여성인 것으로 밝혀진 지난주 미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동기를 두고 인종 혐오 범죄가 아닌 '성 중독'에 무게를 뒀다는 당국의 평가 이후 비난과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 의원들이 이번 총격에 “인종적인 동기가 있어보인다”며 미국 내 아시아계 인종차별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 민주당 상원의원 태미 덕워스는 21일(현지시간)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증오 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FBI 국장의 초기 평가에 반박하며 “인종적인 동기가 있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미국 상원의 아시아계 미국인 2명 중 한 명인 그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 사건뿐 아니라 다른 유사한 범죄들 또한 증오 범죄에 해당하는지 더 깊은 조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 또한, NBC와의 인터뷰에서 인종적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며 당국의 주장을 비판했다.
현재 FBI(미연방수사국)와 애틀랜타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범행동기를 계속 조사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난주 애틀랜타 체로키 지역 보안관실에서 범인의 동기를 '성 중독'에 두는 발언을 하고 FBI가 증오 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당국은 정치 지도자들과 시민권 옹호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겪는 차별에 공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성명을 통해 인종 범죄를 방지하고 여성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 여성들이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 또한, 앞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증오 범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21세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사지숍과 스파 등 총 3곳에서 총격을 가했으며 이에 8명이 사망했다. 이 중 한인 4명을 포함한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 중국이 바이러스의 진원이라는 가설이 널리 퍼진 후 미국 내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하는 혐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났다.
이번 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증오 범죄에 대한 보고가 전국적으로 7% 감소했지만, 아시아계에서는 150%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