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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포르투나의 선택과 상속권 박탈(下)

조세일보 | 정찬우 세무사 2021.03.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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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적2' 영화포스터

이번에는 영화 속 이야기이다.

'공공의 적2'에 나오는 사학재단의 이사장 한상우는 아버지는 물론 상속인 중 한 명인 형마저 죽이고 학교법인의 재산을 가로 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심장마비를, 형은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치명적인 중상을 입힌 뒤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죽인다. 이어 재단의 이사진을 협박 및 회유하여 학교법인의 재산을 매각하여 현금화한다. 이후 완전범죄를 노려 해외로 도피하려 하는데…

한상우 같은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애스터 가문에 얽힌 사건도 영화 속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독일계 미국인 애스터 가문은 뉴욕에서 대를 이은 기부를 통하여 존경할 만한 명성을 얻었다.

애스터 가문의 빈센트 애스터가 사망한 뒤 그의 부인 브룩 애스터가 남편의 유지를 따라 열정적으로 자선사업을 벌인 덕분이다.

하지만 연로해진 브룩이 치매에 걸리자 앤서니 마셜(브룩과 전 남편 사이의 자녀, '앤서니')이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학대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앤서니는 한때 여러 나라의 대사를 지낸 엘리트 외교관이었다.

앤서니는 어머니를 의도적으로 학대했다. 난방도 안 되는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게 하고 굶겼으며 의사의 치료도 받지 못하게 했다.

그는 변호사와 짜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어머니의 유언장을 위조하여 거액에 달하는 어머니의 재산관리인으로 자신을 지정하여 법적인 상속자가 됐다.

하지만 이 희대의 막장극은 앤서니의 아들, 필립 마셜이 아버지를 사법 당국에 고발하면서 종말을 고했다.

우리 법률은 위에서 든 사례들처럼 상속인에게 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상속권을 박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요 상속 결격사유로는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자,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및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 또는 은닉한 자가 포함된다.

앞서 사례로 든 로마시대의 섹스투스는 직계존속인 아버지를 살해하였다는 누명을 쓰고 상속권을 박탈당할 위험에 처했지만 진실이 밝혀지며 상속권을 회복하였다.

'공공의 적2'의 한상우는 직계존속인 아버지와 상속의 동 순위에 있는 형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기 때문에 상속권이 박탈된다.

앤서니는 피상속인(어머니인 브룩)의 유언서를 변호사와 짜고 위조하였기에 상속인의 자격을 박탈당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상속인 결격사유에 '피상속인과 그의 배우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와 '피상속인과 그의 배우자, 직계혈족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 학대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자'를 포함하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의안번호 제2107619호, 2021. 1. 25).

직계존속에 대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 상속권을 배제하도록 한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 예컨대 부모가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저버릴 시에도 상속권을 박탈키로 하자는 것이다.

인간의 근본을 저버리는 행위는, 동서양 그리고 고금을 불문하고, 도덕적으로는 지탄의 대상이 되며 법률적으로는 재산상속에서 배제되는 벌을 받게 된다 할 것이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법학박사,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술]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통일세 도입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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