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미 국무 의회 제출 통지문 통해 “금융·무역 특권 보장할 수 없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홍콩보안법 통과에 홍콩 특권 박탈…바이든, 강경 노선 이어가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 로이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중국의 개입으로 홍콩의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홍콩이 무역과 금융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의회에 제출한 통지문을 통해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계속 “해체”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지난 1년간 중·영 공동 선언 및 홍콩 기본법에 따른 자치권을 계속해서 해체해왔고 특히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2020년 5월 선언한 것과 같이 홍콩이 1997년 영국 식민지에서 반환된 이후 홍콩이 누렸던 미국의 무역과 금융 특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홍콩의 특권을 박탈 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에 내건 강경 노선에서 바이든 정부가 벗어나지 않았다는 또 다른 시사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통지문을 통해 홍콩국가보안법 뿐 아니라 민주화 시위대, 야당 인사에 대한 체포와 구금 그리고 직접 선출된 국회의원 수의 급격한 감소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잘못된 정책과 행동에 맞서 홍콩 국민과 함께할 것을 의회와 동맹 그리고 세계의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은 1992 미국·홍콩정책법에 근거해 일국양제 즉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자치권을 가진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관세와 무역 등에서 홍콩에 특권을 부여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달 11일 전인대의 폐막일에 맞춰 홍콩선거제 개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콩 신문 명보에 따르면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선거인단에서 구의회 의원 좌석 117석이 없어지는 대신 400여 석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홍콩 대표단 등 친중 세력이 늘어날 예정이다.
또한, 선거제 개편안에는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위원회 설치도 포함돼 있어 민주진영 인사들이 입후보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