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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오세훈 압승했지만...1년 임기에 '사면초가·첩첩산중'

조세일보 | 허헌 기자 2021.04.0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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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승리까지 험난한 과정...초반 열세 뒤집고 최종 승자로 우뚝

무상급식 논란부터 연이은 낙선...10년 간의 와신상담

1년 임기 시장...'사면초가에 첩첩산중'이지만 민심 지지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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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초반 열세를 뒤집고 단일후보가 된 이후 본 경선에서 이겨 제38대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된 후 소감을 발표하는 오 후보[사진=연합뉴스tv 방송 갈무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상대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8.32%포인트 격차로 압승해 제38대 서울시장이 됐다.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을 이유로 중도 사퇴하고 야인의 길을 걸어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0년의 공백을 깨고 보수진영 대표주자로 복귀해 시장으로 당선됨으로써 향후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다진 것으로 보인다. 

◆ 보궐선거 승리까지 험난한 과정 겪어...조반 열세 뒤집고 최종 승자로 우뚝 서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승리하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나경원 자당 전 의원과의 당내 경선부터 야권 단일화 경선까지, 초반 열세를 뒤집고 승리 하는 등 막판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태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최고 선거전략으로 삼고 연일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네거티브 공세를 했지만 오 후보 지지율을 크게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런 선거전략이 효과가 없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오 후보 선거캠프 부선대위원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7일 한 방송에 나와 "민주당의 네거티브 선거전략 실패"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영입...36세에 정치에 입문, 39세에 국회 입성

오 전 시장은 33살 때 대기업을 상대로 한 '일조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일약 '환경 전문 변호사' '잘생기고 말 잘하는 젊은 변호사'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방송 출연이 잦아지면서 대중적 인기도 얻었다. 특히 유명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진행하면서 정치적 인지도 또한 쌓았다.

잘생겼으면서도 부드러운 외모, 능숙한 말솜씨로 '미스터 마일드'란 별명을 가졌던 그는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즈음인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에 의해 발탁돼 그해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 후보로 나와 당선,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당시 나이 39살.

국회 진출 후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미래연대' 회장을 맡아 당내 개혁을 주도했고,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을 주도하며 초선의원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일명 '오세훈법'을 입법했다.

이후 기업이 법인 명의로 정치자금을 낼 수 없도록 한 '정치자금법 개혁안'을 발의, 의원들로부터 '오세훈 악법'이란 원성도 듣게 된다. 

2003년 한나라당이 정권탈환에 실패하자 "진심으로 정권을 재탈환하려면 5·6공 출신 의원들이 2004년 총선에서 물갈이 돼야 한다"며 '5공 용퇴론'을 주장하며 자신도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조그마한 기득권이라도 이를 버리는 데에서 정치개혁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던 대로 이제 실행하려 한다"며 총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불과 2년에 불과한 정치 활동이었지만 당 혁신을 위한 큰 걸음에 한나라당 60여 명의 원내외 정치인들이 총선불출마에 동참하는 정치적 대결단을 끌어내게 됐다.

◆ 무상급식 논란부터 연이은 낙선...10년 간의 와신상담

정치 은퇴 이후 2년이 채지나지 않아 오 전 시장은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긴급 차출된다. 당시 한나라당으로서는 오 전 시장만큼 대중들로부터 신선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인물이 없었다. 

이전의 대중적 인지도와 정치적 역량을 가진 오 전 시장은 강금실 전 장관과의 대결에서 승리, 제33대 서울시장에 취임한다. 당시 나이 45세.

오 전 시장은 40대 젊은 서울시장으로서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펼쳐 나갔다. '세빛섬·다산콜센터·수도권 통합 대중교통 환승제 등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서울을 명실상부한 세계 9위의 도시라는 업적을 세우며 재선 서울시장이 된다. 이 또한 최초의 기록이다.

그러나 승승가도를 달리던 그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다가왔다. 2011년 전면적인 무상급식 실시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밀어붙였지만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됐다.

이에 좌절한 오 전 시장은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강행했고, 결국 그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대표의 '통 큰 양보'로 박원순 시장이 제35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며 이를 계기로 야권 전체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인물이 되고 만다.

지난 당내 시장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스스로 내팽겨쳐버린 시장직을 다시 구한다는 것이 과연 명분이 있겠냐"고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국민께 여러 차례 사죄드린 점을 언급하면서 "적어도 한번 정도는 원칙을 바로 세우고 싶었고 끝까지 싸운 것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2016년, 2020년 총선에서 연이어 낙선하면서 더이상 정치권에서 설 자리가 없는 듯 보였다. '포기한 시장'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강하게 잡아당기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지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다시 한번 정치적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 1년 짜리 시장...'사면초가에 첩첩산중'이지만 민심에 시정 향방 갈릴 듯

서울시장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1년에 불과한 오 시장으로서는 재임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보인다. 우선 중앙정부와 국회를 여당이 압도하고 있다. 시의회 전체 110석 중 여당인 민주당 출신이 102석, 국민의힘이 6석, 그 외 정당이 2석을 차지해 민주당 비율이 무려 93%에 달한다. 어떤 시정을 펼치든 시의회와 부딪칠 수밖에 없다.  

서울시 구청장도 총 25명 중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24개 구청장이 민주당 출신이다. 오 시장으로서는 '사면초가에 첩첩산중'인 셈이다. 

유일한 지원군이 서울시 공무원인데 고 박원순 전 시장이 3연임 장기 집권하면서 심어 놓은 인맥을 1년 만에 리더십으로 장악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와 함께 이번 보궐선거 기간 중 터져 나온 오 전 시장의 내곡동 처가 땅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의회가 자체 행정조사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어, 시장 취임 후에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다만 다소 위안이 되는 점은 서울시민들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높은 지지율이다. 집권여당의 '불공정·내로남불' 행태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민심이 오 시장에 어떤 또 다른 힘을 실어 줄 지가 향후 시장 취임 이후 시정 활동에 탄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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