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관의 무게, 돌덩이 매단 것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文 "대법원 판결, 우리 사회와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 지대해 부담 클 것"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천대엽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천대엽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대법원 판결이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천대엽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가진 비공개 환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 자리에서 "청문회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평생을 모범적으로 살아온 법조인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법원 내부의 신망도 높다"고 말했다.
이에 천 대법관은 "대법관의 무게가 마치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겁게 느껴진다"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6년 동안 열심히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천 대법관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사건을 물었고, 천 대법관은 1심 유죄 형사사건을 맡아 사건이 발생한 새벽 1시 현장 검증을 통해 무죄를 이끌어냈던 사례를 들었다.
천 대법관의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법관들이 업무 과다로 실제 행하기 쉽지 않은 현장 검증을 함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며 현장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이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대법관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며 "사법부 독립,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만큼 훌륭하게 대법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천대엽 대법관은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해 '우보일보(牛步一步)'의 다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 대법관은 이어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다양성 속에 대립과 분열 등 갈등이 날로 심화돼 가는 현실 속에서 그 소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노력과 섬세한 지혜, 먼 안목과 통찰력, 사무친 기도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고도 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인준안)을 총투표수 266표 가운데 찬성 234표, 반대 27표, 기권 5표로 가결했다.
천 대법관은 형사법 전문 판사 출신으로 공판중심주의를 실천하며 사법개혁에 앞장선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7일 퇴임한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