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을 재활용한 유니클로 DRY-EX 폴로셔츠. 사진=유니클로 제공
그동안 패션계는 값이 저렴한 폴리에스터를 주 소재로 사용했다. 플라스틱인 폴리에스터는 제조 과정에서 면섬유의 3배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할 뿐 아니라 폐기 과정에서도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패션계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류생산·소비·폐기 과정에서 자연과 상생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폐페트병, 리사이클 나일론으로 만든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11일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를 활용해 DRY-EX 폴로셔츠 제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섬유화학업체 도레이와 협업한 유니클로는 회수된 폐페트병을 분쇄·세척하여 재생 폴리에스터 칩으로 만든 후 제품에 적용 가능한 실로 재탄생 시켰다. 지난해 4천800만 개 폐페트병을 회수해 재활용했고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기존 폴리에스터보다 3분의 1로 줄였다. 이는 삼나무 7만 그루를 심는 효과에 달하는 정도로 재생 폴리에스터 사용은 폐기물뿐만 아니라 탄소 발생량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폐페트병을 활용한 제품뿐만 아니라 유니클로는 제조공정에서 버려지는 실도 재활용해 폐기물 자체를 최소화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싱글 스트랩 백팩’은 공장에서 버려지는 실로 만든 리사이클 나일론을 적용해 가방 소재의 일부로 활용한 제품이다. 버려지는 실을 회수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분류 후 세척한 뒤 재생 나일론 칩으로 만들어 실로 제작했다. 가방 겉감에 사용된 30%의 나일론 소재가 모두 리사이클 나일론에 해당하며 코튼 소재와 혼합해 싱글 스트랩 백팩으로 재탄생했다.
효성 에어백 원단으로 만든 '강혁' 콜렉션
효성첨단소재는 최근 인더스트리얼 패션 브랜드 ‘강혁’에 에어백 원단을 무상으로 공급했다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가 제공한 에어백 원단은 치수 등 규격이 맞지 않아 판매하지 못하는 제품으로 재킷 700벌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강혁은 이를 스키복 컨셉의 자켓, 팬츠 등 의류 23종으로 제작해 5월 초 선보인다.
이번 협업 프로젝트는 평소 친환경 패션과 섬유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조현준 회장이 강혁 측에 제안해 성사됐다.
파인애플 껍질로 만든 '휴고보스'의 피나텍스 신발
파인애플 껍질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만든 인조가죽 ‘피나텍스’는 동물 가죽에 비해 4분의 1 정도로 가볍고 방수 효과까지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친환경 소재다.
독일의 정장 브랜드 ‘휴고보스’는 해당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 출시했다. 석유 화학 물질로 만들어진 인조가죽은 사용 후 소각이나 매립을 하면 환경에 해롭지만 친환경 가죽 소재는 미생물 등에 의한 작용으로 쉽게 물, 이산화탄소, 유기물 등으로 생분해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에코닐을 활용한 프라다의 'Re-Nylon' 컬렉션
이탈리아의 섬유생산업체 ‘아쿠아필’이 버려진 그물, 방직물 섬유 등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만든 에코닐은 100% 재생 나일론 섬유로 일반 나일론보다 지구 온난화 영향을 80% 감소시켜준다. 게다가 생분해성 원료로 구성된 에코닐은 새로운 소재로 반복적인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친환경 대안 섬유 소재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에코닐을 활용하여 가방 라인을 재해석한 RE-Nylon 컬렉션을 2019년에 선보였으며 올해 말까지 자사의 모든 나일론 소재 제품 라인을 에코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